57세에 쌍둥이 출산 ‘의지의 여성’… 국내 최고령 산모 기록

입력 2012-09-26 19:34

12년 전 폐경을 경험한 만 57세 여성이 쌍둥이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국내 최고령 산모의 출산이다. 지금까지 보고에선 지난해 만 55세 여성이 여아를 출산한 게 최고령 기록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암 교수팀은 26일 박모씨가 제왕절개 수술로 2.23㎏의 남아와 2.63㎏의 여아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산모와 아기들은 현재 건강한 상태다. 김 교수는 “산모가 건강관리를 굉장히 잘해온 덕분에 다른 쌍둥이들과 마찬가지로 36주차에 정상적으로 출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번이 초산이다. 그는 어릴 때 앓은 복막염 후유증으로 나팔관이 유착돼 결혼 후 27년간 시험관아기 프로그램 시술을 받으며 임신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더욱이 12년 전 폐경이 되면서 아기를 갖고자 하는 박씨의 오랜 소망은 깨지는 듯했다. 박씨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매일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철저히 관리하고 여성호르몬 등을 복용하며 난소 기능을 되살려 지난 2월 시험관아기 시술을 통해 마침내 착상에 성공했다.

박씨는 “그동안 나는 엄마가 된다. 임신을 한다. 꿈은 이뤄진다는 말을 되뇌며 긍정적인 생각만 한 것이 아기를 갖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올해 환갑을 맞는 남편에게 큰 선물을 안겨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