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김진우·넥센 김병현·삼성 배영수, 2012년 재기상 후보 3파전

입력 2012-09-26 19:11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 열리는 각종 시상식 가운데 중진 야구인들 모임인 일구회의 야구대상에는 특별한 상이 있다. 바로 부상이나 오랜 슬럼프를 극복하고 돌아온 선수들에게 수여하는 ‘재기상’이다. 올해는 김진우(29·KIA), 김병현(33·넥센), 배영수(31·삼성)의 3파전이 예상된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오랜 방황에서 돌아온 김진우다. 김진우는 2002년 KIA에 입단할 때 ‘제2의 선동열’이란 기대를 받았다. 실제로 그는 데뷔 첫 해 12승을 따냈고 탈삼진왕(177개)까지 올랐다. 하지만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한데다 갑작스런 모친상까지 당한 그는 2007년 팀을 무단 이탈해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2011년 팀에 백배사죄하고 KIA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올해 22경기 123¼이닝 동안 9승5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해 당당했다. 특히 25일 삼성을 상대로 7년 만에 완투승을 거두기도 했다. 점점 위력을 더하는 김진우의 구위는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풍운아’ 김병현도 마운드에 연착륙했다. 김병현은 2007년 11월 플로리다 말린스를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졌다. 이후 마이너리그에 잠시 머물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으나 1군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가 올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의 활약에는 의문표가 붙었다.

실제로 김병현은 5월 1군에 합류했지만 구위가 좋지 않았다. 긴 공백과 체력이 문제였다. 결국 선발로 뛰다가 불펜으로 내려갔지만 역시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2군에 내려갔다가 지난 20일 롯데 전에서 선발로 등판, 6이닝 무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수확하며 부활을 알렸다. 올 시즌 성적은 3승6패 3홀드 평균자책점 5.60으로 만족스럽진 않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삼성의 원조 에이스 배영수의 부활도 반갑다. 배영수는 2000년 삼성에 입단해 이듬해 13승8패를 기록하는 등 간판투수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팔꿈치 인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공을 던진 탓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2007년 재활 끝에 2008년 9승8패로 재기하는가 했지만 2009년 1승12패로 추락했다. 주변에선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했지만 그는 피나는 노력 끝에 올해 다시 에이스로 귀환했다. 이번 시즌 24경기 11승7패, 방어율 3.40을 기록중인 배영수는 올 시즌 개인통산 100승과 1000탈삼진 등 영광스런 기록들을 달성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