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정부 독립 추진

입력 2012-09-26 19:00

빚더미에 놓여 있는 스페인 정부가 일부 지방정부의 분리독립 움직임과 긴급 구제금융 요청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카탈루냐 지방정부가 사실상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 여부를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아르투스 마스 수반은 지방회의에서 “우리의 자치권을 찾을 때가 왔다”며 오는 11월 25일 조기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이 선거는 정치적으로 분리독립을 묻는 투표다.

카탈루냐 지방은 마드리드 등 다른 지역과 언어와 문화가 달라 수백년 동안 독립운동을 해 왔다. 최근에도 중심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60만명이 모여 독립을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카탈루냐 지방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크다. 그래서 이 지역 주민들은 ‘우리가 다른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최근 마스 수반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조세·재정지출권한을 넘기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또 스페인 부동산 시장 붕괴와 지방은행들의 부실화 등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극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지방정부들의 긴급지원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가장 인구가 많은 안달루시아 지방정부는 49억 유로 규모의 긴급 지원을 중앙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미 50억 유로를 요청한 카탈루냐를 비롯해 발렌시아, 무르시아 지방정부도 긴급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스페인은 이미 은행권 지원에 한해 1000억 유로를 유로안정화기구(ESM)로부터 지원받았다. EU와 독일 등은 스페인에 전면적 구제신청을 빨리 신청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