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리는 양적완화 안한다”… 물가 불안·부동산 과열로 신중한 통화정책 고수

입력 2012-09-26 19:01

전 세계 주요국들이 돈 풀기에 나섰으나 중국만 신중한 통화정책 고수를 내세우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5일 열린 3분기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앞으로도 신중한 통화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중국증권보(中國證券報)가 26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중국의 금융 흐름과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유지하되 선제적 미세조정을 통해 통화정책의 적실성, 미래지향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최근 제3차 양적 완화를 결정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국가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일본도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이러한 배경에는 경기 부양,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 등을 위해 통화 완화가 필요하지만 물가 불안과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외형적인 모습과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통화공급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인민은행은 대규모 환매조건부 채권 역매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등 적지 않은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인 7.4%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싱예(興業)은행은 25일 보고서에서 “경기 부진으로 각종 거시지표가 나빠지고 있다”며 이렇게 내다봤다.

싱예은행은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구매관리지수(PMI)는 소폭 반등했으나 계절적 요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9개월 연속 고정자본투자 증가속도가 계속 떨어지는 등 성장 엔진이 식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는 25일(현지시간) 3차 양적완화(QE3)의 효과를 부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발언에 직격탄을 맞아 하락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행사에서 자신은 QE3에 반대했다면서 이번 조치가 경제 성장이나 실업률 인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5일 제67차 유엔 연차총회 개막연설에서 “통화정책만으로는 세계 경제를 되살릴 수 없다”면서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대응이 신흥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신흥국들의 통화가 부유한 나라들의 통화정책 여파로 ‘인위적 평가절상’이라는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