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전쟁] 김무성·유승민 컴백… 각각 의장단·부위원장에
입력 2012-09-26 21:42
새누리당이 26일 발표한 중앙선대위원회 인사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합류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 전 원내대표는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친박(親朴·친박근혜) 좌장 역할을 했다. 정책메시지총괄단장이던 유 의원은 핵심 전략통으로 꼽혔던, 박근혜 후보의 최측근 인사였다. 경선 패배 때 누구보다 아파했던 이들이지만 이후 정치적 격랑을 거치며 박 후보와 멀어졌다.
대표적인 탈박(脫朴·탈박근혜) 인사인 이들과의 관계 개선은 박 후보의 정치적 포용력을 측정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10년 2월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박 후보와 달리 정부 독립기관 7개의 세종시 이전을 골자로 한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결정적으로 갈라섰다.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은 것은 지난 4월 총선 때다. 김 전 원내대표가 공천에 탈락했으나 탈당하지 않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선거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면서 박 후보와 신뢰가 회복된 것이다. 이후 몇 차례 접촉을 통해 선대위 동참 교감이 형성돼 있었고 이날 박 후보가 다시 한번 전화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영 대선기획단장은 “김 전 원내대표는 부산·경남·울산의 선거를 종합적으로 총괄해서 지원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의 경우 박 후보가 특별히 공을 들인 케이스다. 박 후보는 지난주 중반부터 선대위 참여를 제안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고, 25일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그의 빙모상가를 직접 찾아가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유 의원은 박 후보에게 대놓고 쓴소리를 하는 몇 안 되는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말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뒤 박 후보를 향해 공개적인 비판을 했고 ‘직설 스타일’을 불편해하는 친박계 의원들은 물론 박 후보와도 서먹해진 상태였다.
당내에선 둘 발탁을 두고 박 후보가 최근 측근 논란 등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이들과 기존 ‘측근 세력’ 간에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 박 후보 진영은 경선 캠프를 총괄한 최경환 비서실장에 대한 업무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런 만큼 김 전 원내대표와 유 의원이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의 자리는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일을 할 수도, 아무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자리”라며 “이들이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