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생긴 갑진씨, 가난 속에서 쓰는 희망가… ‘현장르포 동행’
입력 2012-09-26 18:23
현장르포 동행(KBS1·27일 밤 11시40분)
알코올 중독으로 시도 때도 없이 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를 피해 고등학교 졸업 후 집을 나온 갑진(35)씨. 의지할 가족도, 친구도 없었던 그는 ‘떠돌이의 삶’을 살았다. 한때는 게임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그의 삶은 지난해 윤정(29)씨를 만나면서 달라졌다. 윤정씨는 주먹을 휘두르는 전 남편을 피해 어린 두 자녀 서연(8), 동운(7)을 데리고 집을 나와 홀로 살아가고 있던 인물. 갑진씨는 윤정씨와 부부의 연을 맺으면서 하루아침에 자녀를 둘씩이나 둔 집안의 가장이 됐다.
그런데 갑진씨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윤정씨가 임신을 하면서 지출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공사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그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형편이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월세 40만원짜리 원룸인데, 싱크대가 없어 세면대에서 모든 일을 해결해야 할 만큼 열악하다. 집 주변이 ‘모텔촌’이어서 아이들은 집 밖에 나가더라도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없다. 돈이 없어 지난달부터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는 동운이는 진종일 좁은 방안에 갇혀 지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부부가 기다렸던 셋째가 드디어 세상에 나온다. 두 사람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부터 훔친다. 갑진씨는 아기 분유 값과 기저귀 값을 벌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하지만 자주 비가 내리는 날씨 탓에 일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월세가 많이 밀려 갑진씨 가족은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하게 된다. 과연 이 가족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