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가볼만한 지역 축제

입력 2012-09-26 18:12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을 맞아 이달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전국 곳곳에서 흥겨운 가을축제가 줄을 잇는다. 특히 올해는 추석연휴와 가을축제가 겹치면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안성세계민속축전 등 민속을 주제로 한 축제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하고 흥겨워졌다. 고향 오가는 길에 들러볼 만한 베스트 축제 6곳을 소개한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8일∼10월 7일)

‘귀여운 악(樂)마들의 난장’이라는 주제로 경북 안동의 탈춤공원과 하회마을 등에서 막을 올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전통과 해학이 살아 숨쉬는 축제. 미국 CNN방송이 올 가을에 한국을 방문해야 하는 6가지 이유 중 하나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을 꼽을 정도로 외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다. 안동시내와 하회마을 등 난장 10곳에서 열리는 공연은 무려 600회. 언제 어디서나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실컷 놀아보라는 뜻이다. 축제의 메인 이벤트는 ‘대동 난장 퍼레이드’로 해질 무렵 안동시 육사로 벚꽃거리에서 열린다. 탈을 쓴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신명나게 춤을 추는 퍼레이드는 30일, 10월 2·4·5·6일 등 모두 5번 열린다.

하회마을에서 열리는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오직 축제 때만 볼 수 있는 행사로 29일과 10월 6일에 열린다. 화회마을의 부용대에서 낙동강 건너 만송정까지 400m 길이의 동아줄 5∼7가닥을 매어 놓고 숯봉지를 줄에 30㎝ 간격으로 매달아 불을 붙인다. 500여 팀이 참가하는 ‘세계 탈놀이 경연대회’도 볼거리(054-841-6397).

백제문화제(29일∼10월 7일)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다(儉而不陋 華而不侈)’라는 말로 표현되는 백제문화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제58회 백제문화제가 코스모스가 만발하고 알밤이 익어가는 충남 부여군과 공주시 일원에서 개최된다. 29일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부여 백마강변 구드래 둔치에서는 주제공연과 축하공연에 이어 중부권 최대의 불꽃쇼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특히 올해는 백제 미마지의 기악무가 일본에 전파된 지 1400주년이 되는 해로 백제의 춤과 음악, 미마지의 부활을 알리는 탈춤공연과 백제기악탈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부여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은 백제역사문화행렬을 비롯해 사비천도 정도고유제, 매사냥 시연, 해외예술단초청공연 등 40여 종. 특히 구드래 둔치와 강 건너 규암면 신리 사이 백마강에 260m 길이의 부교를 설치해 걸어서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했다. 축제장에서는 부여 특산물인 굿뜨래 8미(수박, 방울토마토, 양송이버섯, 밤, 멜론, 딸기, 표고버섯, 오이)도 맛볼 수 있다(041-830-2252).

정선아리랑제(10월 1∼4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리로 강원도무형문화제 제1호로 지정된 정선아리랑을 마음껏 부르며 감상하는 정선아리랑제가 강원도 정선의 공설운동장과 조양강변 전산옥주막, 아라리촌 등에서 열린다. 정선아리랑제는 두메산골에서 척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공연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 일명 아라리로 불리는 정선아리랑은 고려 충신들이 조선 초에 불사이군(不事二君)을 다짐하며 고난의 심정을 한시로 읊은 것이 유래가 됐다. 이후 일제 강점기 시절을 거치면서 아우라지 떼꾼들의 한 많은 사연과 어우러져 민족의 애환을 대표하는 소리로 인정받고 있다. 정선아리랑 경창대회를 비롯해 정선아리랑극 ‘어머이’, 주모 전산옥 선발대회 등이 볼거리.

조양강변 민속마당에서는 뗏목 체험, 초가지붕 이엉 엮기, 삼베 길쌈, 줄씨름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도 재현된다. 여기에 가장행렬 및 길놀이, 낙동농악, 풍년추수놀이, 농사풀이, 토방 집짓기, 짱치기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아라리난장에서는 헌책과 골동품을 구입하고 정선의 농특산물과 음식도 맛볼 수 있다(033-563-2646).

진주남강유등축제(10월 1∼14일)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경남 진주의 남강을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불을 밝히면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촉석루 성벽 및 남강 수상특설무대 등에서 열리는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진주대첩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우다 순절한 7만 민·관·군이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기 위해 유등을 띄우고 군사신호로 하늘에 풍등을 날린 데서 유래됐다. 1일 수상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선보이는 유등은 진주성 성문을 실제와 똑같은 크기로 만든 15m 높이의 공복문등을 비롯한 1258개로 지난해보다 433개가 늘어났다. 여기에 천수교와 진주교 사이 800m 구간에 시민들의 소망등을 설치하고 ‘자유의 여신상’ 등 세계풍물등 46개, 다보탑 등 한국등 54개, 지방자치단체와 진주의 읍면동을 상징하는 등 80여개, 그리고 학생들의 창작등 3000개도 전시한다.

이밖에 관람객들이 남강을 건널 수 있도록 3개의 부교를 설치하고 남가람 어울마당에서는 진주검무 등 진주의 무형문화재 공연이 이어진다. 축제기간 중 망경동 남강둔치에서는 진주비빔밥 등 진주를 대표하는 전통음식도 맛볼 수 있다(055-761-9111).

안성세계민속축전(10월 1∼14일)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 문화올림픽인 세계민속축전이 경기도 안성의 안성맞춤랜드에서 개최된다. 프랑스 헝가리 등 43개국에서 치열한 경합을 통해 선발된 1172명의 공연단을 비롯해 안성 남사당패 등 2000여명이 출연해 하루 60회 이상의 신명나는 민속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축전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안성 남사당패의 줄타기 공연. 지상 2m 외줄 위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묘기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50년 역사의 안성 남사당패는 조선시대 최초의 아이돌로 불리는 연예인 집단. 주말마다 매진을 기록하는 남사당패의 신명나는 공연은 매년 5만명이 다녀가는 인기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국 3대장으로 손꼽혔던 옛 안성장터의 1860년대 모습을 재현한 안성장터에서는 축전 기간 중 다양한 농경체험과 주전부리 체험, 양반마을 체험도 가능하다. 이외에 터키 등 19개국 요리사가 방한해 자국 요리를 선보이는 세계먹거리 체험관과 세계 각국의 민속품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세계풍물장터 등이 눈길을 끈다(031-678-5991).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10월 5∼7일)

고창읍성 및 낙안읍성과 함께 조선시대의 대표적 읍성인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에서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가 열린다. 500여 년 전 조선시대 민초들의 생생한 삶을 재현한 이번 축제는 만지고, 보고, 듣고, 체험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조선시대로의 여행은 해미읍성의 진남문이 열리면서 시작된다. 군관을 피해 도망 다니는 점백이, 해미읍성을 지키는 군관, 병영훈련을 하는 병사들, 물건을 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시장상인 등이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보게 한다. 특히 관람객을 현상수배범인 점백이로 둔갑시켜 체포하고 고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곤장체험과 옥사체험도 할 수 있다. 이밖에 봇짐 지고 달리기, 지게 지고 달리기, 물동이 들고 달리기 등 별난경연대회와 맷돌·절구·키 등 전통생활도구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가마솥으로 밥을 짓고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 가마솥체험과 솥뚜껑에 서산의 특산물을 만들어 먹는 음식체험도 흥미롭다(041-669-5050).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