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당대회 앞두고 활동 재개… “계파 싸움 승리한 듯”
입력 2012-09-25 21:40
“장주석, 오랜만입니다! (江主席, 好久不見!)”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주말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홍콩 언론들의 25일 보도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중국의 권력교체를 결정하는 제18차 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장 전 국가주석이 공개활동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전 주석의 동정이 전해진 것은 지난 4월17일 베이징에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또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0월 9일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식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빈과일보는 장 전 주석이 부인 왕예핑(王冶坪) 여사와 함께 지난 22일 밤 베이징의 국가대극원에서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를 주제로 한 뮤지컬을 감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뮤지컬은 리란칭(李嵐淸) 전 부총리가 시나리오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성급 고위 간부들만 초빙한 비공개 행사였다.
이 뮤지컬 공연에는 장 전 주석과 리 전 부총리 외에도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과 쩡페이옌(曾培炎) 전 부총리 등 국가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를 참관한 한 중국 반관영 통신사 기자는 “마치 공산당 당대회를 연상케 했다”는 인상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남겼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당 간부는 “장 전 주석이 부축을 받으며 입장한 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다른 객석에 있는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쳤다”고 밝혔다. 장 전 주석은 150분간 진행된 오페라를 끝까지 지켜봤으며, 무대에 올라가 연기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인사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주석은 최근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고, 여전히 막강한 정계 영향력까지 과시한 셈이다.
중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 가오위(高瑜)는 빈과일보에 “당대회 인선에서 장쩌민 계파와 후진타오의 공청단 계파 간 힘겨루기가 치열했는데, 이번 행보로 장쩌민 계파가 승리했음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