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들 “K팝 전용 공연장을 잡아라”
입력 2012-09-25 22:10
‘한류(韓流) 확산의 전진기지가 될 K팝(K-POP) 전용 공연장을 잡아라.’
문화체육관광부가 2000억여원을 투입해 건립키로 한 음악 전문 대형공연장 ‘K팝 아레나’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경쟁이 불붙었다.
문화부가 서울과 수도권 내 1곳을 선정할 뜻을 내비치면서 서울 도봉구와 강서구, 경기도 고양시의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되는 상황이다.
서울 도봉·노원·강북·성북구 등 동북4구발전협의회는 25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서울슈퍼아레나, ㈜KT와 함께 도봉구 창동역 인근 환승주차장 부지 3만3393㎡에 4000억원을 들여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공연장’을 건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를 위해 서울 시유지인 공연장 건립 예정 부지를 임대해 줄 것을 시에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창동역 부지는 지하철 1·4·7호선에서 도보로 5분 이내 거리에 있고 야간 공연 특성상 퇴근 후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반경 10㎞ 이내에 인구 500만명이 밀집해 있다”며 “대형 공연장이 건립되면 서울 동북지역뿐 아니라 수도권 균형 발전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JYP, YG 등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회사와 건설·투자 계열기업으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 ㈜서울슈퍼아레나는 다음달 민간투자사업(BTO) 제안서를 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 강서구도 시의 마곡지구개발계획에 따라 K팝 아레나 설립을 시에 건의하고, 토지사용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마곡지구는 주거·산업·업무 부지와 공원이 대단위로 어우러진 지역이다. 아직 건립 단계에 있기 때문에 유휴지가 많아 공연장 부지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서울 송파구는 잠실운동장 내 학생체육관, 수영장 등 부속 건물 3개를 리모델링해 공연장으로 활용할 것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경기도도 만만찮다. 경기도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에 ‘한류’를 테마로 조성 중인 복합문화관광단지 한류월드를 밀고 있다. 서울과 인천에서 접근이 쉽고 한류 관련시설이 모여 있어 K팝 전용 공연장 조성시 활용도가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밖에 광주시는 옛 전남도청에 건립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한 K팝 공연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대전은 서울과 1시간 거리의 교통 요충지란 점과 세종시 출범으로 인한 공연 수요 증가 등을 내세워 공연장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부는 K팝 공연장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 16곳을 대상으로 한 관광문화연구원의 입지평가 연구용역 결과가 10월말이나 11월초 나오면 공공투자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한 곳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도봉구는 문화부 사업 대상에서 탈락하더라도 창동역 부지에 자체 민간투자사업으로 K팝 공연장을 설립하겠다는 입장이다.
민태원 기자, 전국종합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