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확보”… 78조원 쌓아둔 10대그룹
입력 2012-09-25 19:07
글로벌 경제위기가 계속된 지난 1년 동안 국내 10대 그룹들은 불안정한 미래 경영환경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데 힘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금융사를 제외한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현금성 자산을 분석한 결과, 10대 그룹의 올 상반기 현금성 자산 총액은 약 78조원으로 전년도 상반기의 59조8000억원보다 18조2000억원가량 늘어났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년에 비해 30.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삼성그룹과 SK그룹, 한화그룹이 위기 상황에 맞서 실탄 확보에 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증가율을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 현금성 자산이 20조9173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 12조4192억원에 비해 68.4% 증가하며 1위를 차지했다. SK그룹과 한화그룹도 각각 60.9%와 53.5%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2, 3위에 올랐다. 포스코를 비롯해 롯데그룹, 한진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GS그룹과 현대중공업은 현금성 자산이 감소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현금성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삼성그룹이었으며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이들 3개 그룹의 현금보유량은 10대 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의 69%에 달했다.
각 그룹의 대표기업 중에서는 ㈜GS가 2735억원이던 현금성 자산을 4001억원으로 늘리며 증가율 46.3%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11조7091억원에서 15조9235억원으로 36%의 증가율을 나타낸 삼성전자가 2위를 기록했다. ㈜포스코(25.2%), ㈜SK(23.3%), LG전자(17.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불황기에는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현금 확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순 없다”면서 “그러나 경제가 회복됐을 때 기업들이 확보한 현금성 자산으로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