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압박 공조’ VS 美·日 ‘상륙 훈련’

입력 2012-09-25 22:07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25일 일본과 대만 순시선이 물대포 공격을 주고받는 충돌이 빚어졌다.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이후 중국 해양감시선과 일본 순시선 사이에 ‘구두 신경전’은 있었지만 물리적 충돌은 처음이다.

앞서 대만 순시선은 이날 오전 중국 해양감시선과 함께 센카쿠 해역에 동시에 진입했다.

이에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 항공모함을 증파, 센카쿠 분쟁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대만이 센카쿠 분쟁에 공동 대응하는 분위기에 맞서 이날 괌 부근 해역에서 합동상륙훈련을 계속했다.

AFP와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수척의 순시선은 이날 오전 센카쿠 전방 3해리까지 접근한 40여척의 대만 어선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이에 자국 어선 보호를 위해 센카쿠 영해(12해리)에 진입한 대만 순시선 8척 중 일부가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대만 당국은 이날 유사시에 대비해 E-2K 조기경보기 2대와 F-16 전투기, 해군 함정 등을 센카쿠 먼바다에 배치하는 한편 실탄으로 무장한 특수기동대(SWAT) 병력도 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만 어선들이 출발지인 이란(宜蘭)현 쑤아오(蘇澳)항 복귀를 선언하면서 무력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만 어선 100여척이 24일 센카쿠를 향해 출발했으며 이날 40∼50척이 센카쿠의 일본 측 영해 바깥 접속 수역에 진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해군은 최근 괌에 니미츠급 핵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를 파견했다고 중국시보 등 중화권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괌에는 현재 핵 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군사훈련을 위해 정박 중이다.

미국 측은 조만간 2척의 항공모함을 동시에 동원해 훈련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지난주 중국을 방문, 센카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촉구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일 합동 상륙훈련은 일본 육상자위대와 미 해군이 지난 8월 중순부터 서태평양 괌 일대에서 해온 것으로 이날 마지막 훈련이 실시됐다.

중국과 일본이 이날 베이징에서 가진 양국 외교차관 회담에서는 센카쿠 갈등을 놓고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무원은 댜오위다오가 중국 고유영토라는 내용의 백서를 발간했다. 이는 주권 주장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국제 홍보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용도로 보인다. 일본은 센카쿠 문제와 관련해 25일 대만에도 특사를 보내 양국 간 접촉을 시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