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에게 고문까지’…시리아, 아동 인권 유린 심각
입력 2012-09-25 17:12
[미션라이프] 18개월 간 계속되는 시리아 유혈사태로 인해 250만 명 가량이 인도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에 처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은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접 고문을 당했다는 아동들의 증언이 잇따르는 등 시리아에서 아동의 인권 유린이 심각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요르단과 레바논의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는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5일 지난 두 달 간 국경을 넘어온 시리아 난민이 10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급증했다면서 이는 기록적인 숫자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시리아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1만7천~2만2천명일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아동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이 추산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 250만 명 중 절반가량이 아동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직접 고문을 당했다는 아동의 증언이 잇따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5일 난민캠프에서 만난 아동의 증언을 모은 ‘형언할 수 없는 잔혹함-시리아 아동의 이야기(Untold Atrocities: The Stories of Syria’s Children)‘를 펴냈다.
현재 시리아에서 민간인 살해와 폭력이 가장 심한 도시는 데라아(Dera’a)와 홈스(Homs) 지역이며 폭력은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난민 캠프에서 수집한 아동의 증언 대부분은 그 동안 유엔과 인권 단체들에 의해 보고된 권리침해 상황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가족과 함께 심야를 틈타 걸어서 국경을 넘은 아동들은 대학살 목격으로 인한 악몽, 야뇨증, 자기학대, 실어증세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겪고 있다. 난민캠프의 한 15세 소녀는 충격으로 인해 6,7세처럼 행동하는 정신적 퇴행 증세도 보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재 요르단에 100명, 레바논에 75명의 스태프가 상주하며 난민캠프의 아동과 가족에 대한 생필품, 보건의료서비스 지원과 함께 심리적 치료를 제공하는 아동친화공간을 만들고 학교 운영 등을 돕고 있다. 요르단에서만 25개의 아동친화공간을 세웠고 시리아의 난민 아동이 다닐 수 있도록 41개의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난민 아동 지원을 위한 재원이 심각하게 모자라는 실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5일 전세계에서 시리아 아동을 돕기 위한 모금과 함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아동에 대해 자행되는 모든 범죄를 기록하고 조사하도록 촉구하는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단체는 2주간 전 세계에서 서명을 전개한 뒤 이를 모아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서명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홈페이지 (www.sc.or.kr) 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