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은 CCA국장 “한류, 한국교회 관심으로도 이어져”

입력 2012-09-25 14:16


“한국교회가 하나님께서 베푸신 많은 은혜를 내부적으로 소모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CCA(아시아기독교협의회) 신앙·선교·일치국장을 맡고 있는 문정은(42·여·예장통합 소속) 목사가 지난 8개월여 타국에서 바라본 한국교회에 대한 단상이다. 올 초 CCA 본부가 있는 태국 치앙마이로 떠났다가 예장통합 총회를 참관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문 국장을 지난 23일 만났다.

“특정교단의 총회 간사라는 직책을 내려놓고 타국의 교회연합기구에서 일하다보니 한국교회에 대해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되더군요. 무엇보다도 한국교회가 분열되는 모습에 가장 가슴이 아팠습니다.”

올 초 갈등을 겪다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이 갈라진 상황을 염두에 둔 말이다. 문 국장이 지적한 한국교회의 분열은 비단 국내 교회의 얘기만은 아니었다. “캄보디아나 라오스, 미얀마 같은 곳에도 한국의 유명한 선교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하지만 상당수가 교단 배경을 등에 업고 교단별로 갈라져 불필요한 경쟁과 갈등이 낳는 사례들이 적지 않아요.”

하지만 아시아의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여전히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에 큰 관심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한국교회의 저력도 실감했다.

“한류 영향이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는 걸 느꼈어요. 한국교회의 성장 비결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한국교회의 신학과 영성을 배울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더라고요.”

문 국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CCA를 거쳐 간 한국 교계 인사 중 유일한 여성이다. 그녀는 지난 1월 한국을 떠날 때 품은 야무진 포부를 되새겼다.

“아시아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위해 하나님께서 불러주셨다고 믿어요. 아시아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으로 헌신하겠습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