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로교 총회 참관 후타바랏 레방 CCA 총무] “감사예배때 판소리 ‘예수전’ 큰 감명”

입력 2012-09-24 18:20


CCA(아시아기독교협의회)는 21개국 100개 교단, 17개 교회협의회를 회원으로 둔 아시아 최대 교회 일치·연합기구다. 박상증 전 아름다운재단 이사장과 안재웅 한국 YMCA연맹 이사장이 총무로, 이홍정 현 예장통합 사무총장이 부총무로 각각 활동한 단체이기도 하다. 한국 장로교단의 총회 참관차 방한한 헨리아트 후타바랏 레방(60·여·인도네시아·사진) 총무를 지난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이 있다면.

“예장통합 교단에서 총회 설립 100주년 감사예배 때 감상한 판소리 ‘예수전’이 계속 떠오른다. 공연을 지켜보면서 한국적인 혼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매체로 판소리를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CCA가 설립된 지 올해로 55주년이다. 반세기가 넘었는데, CCA 조직의 새로운 비전이 궁금하다.

“치유와 화해의 사명을 품고 있다. 2010년 말레이시아 총회에서 확정된 주제이며, 2015년까지 품고 가야 할 비전이다. 현재 아시아는 영토·종교·부족 간 분쟁으로 대립과 갈등이 만연해 있다. 작금의 현실을 적대시하고 배척할 게 아니라 사랑과 용서의 가치를 심어 치유하고 화해토록 하는 게 우리의 사명이다. 1년 남은 WCC(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에서도 정의·평화 주제와 더불어 치유·화해의 비전이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CCA의 정책을 총괄하는 총무로서 관심을 두고 있는 사역 분야가 있다면.

“젊은 세대들이다.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굉장히 열정적이고 역동적이다. 교회가 이들을 위해 조금만 관심을 쏟는다면 교회 사역에 동참할 충분한 능력과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교회는 이런 젊은이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모른다. 교회가 연구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교회 지도자들이 지닌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사역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많은 젊은이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기독교적 가치를 구현하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아시아 교회 중 한국교회의 시대적 역할을 꼽는다면.

“민주화를 비롯해 지난 역사 속에서 한국교회는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했다. 이제는 사역의 지경을 넓혀 아시아·세계 교회와 손잡고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본다. 한국교회의 최대 강점은 영성이다. 뜨거운 예배와 기도의 영성을 아시아는 물론 세계 여러 교회와 공유해 나가기를 소망한다.”

-올해가 한국 장로교단 총회가 설립된 지 100주년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조언한다면.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코워커(동역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걸 놓치면 교만해진다. ‘나는 하나님의 미미한 도구일 뿐’임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