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파식 불교계 정화하자” 일간지 광고가 기독교계 음모?
입력 2012-09-24 18:23
한국교회언론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최근 조계사 호법위원회가 제기한 ‘불교를 혼란케 하려는 기독교계의 공작’ 의혹에 대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조계사 호법위는 지난 18일 한 일간지에 ‘자정능력 상실한 조계종, 막가파식 승가를 정화하자’는 제목의 성명서가 게재되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성명서는 ‘부처님을 찾는 사람들의 모임’과 성호 승려 명의로 실렸다. 조계사 호법위는 성명서 하단에 기재된 후원계좌에 대해 “소망교회에 다니는 엄모 변호사의 법률사무소 계좌로 확인됐다”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변호사 사무실 계좌가 어떻게 유령 단체와 연결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불교 폄훼와 조계종의 혼란을 부추기는 일련의 흐름에 일부 보수 기독교계 세력이 불순한 의도로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와 대한불교청년회도 비슷한 내용의 규탄 성명을 냈다.
이에 대해 교회언론회는 “불교계가 내부 문제를 외부로 전가시키려 한다”면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교회언론회는 엄 변호사의 해명을 토대로 이번 의혹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엄 변호사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인의 소개로 성호 승려의 소송대리 업무를 맡고 있다”며 “변호사로서 일상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데 내가 크리스천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기자회견이 열려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조계사 호법위의 주장에 대해 “지도자급 승려의 비위를 엉뚱하게 종교계의 싸움으로 논점을 변경해 명분을 찾으려는 치졸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