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품고 지구촌 더 깊은 오지로… 남아공서 축구 사역 임흥세 감독의 ‘내려놓음’
입력 2012-09-24 18:23
“맨발로 축구를 하고 물로 허기를 채웠던 남아공 아이들이 이젠 나이키 축구화를 신고 축구를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며 흐뭇했지만 ‘이제 떠날 때’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하나님께 더 어렵고 힘든 오지로 보내달라고 기도했어요.”
남아공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통해 희망과 복음을 전해온 임흥세(56·사진) 감독이 안정적인 선교 기반을 모두 내려놓고 다시 빈 가방을 들고 남수단 톤즈로 떠난다. 그는 내달 15일 출국해 1년간 톤즈에 머물며 ‘희망고 축구단’을 이끈다.
“제가 처음 아프리카로 떠날 때 축구공에 공기 대신 성령의 능력과 권능을 불어넣고 떠났습니다. 그래서 인종과 국경,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꿈을 잃은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통해 삶의 푯대를 만들어주고 예수를 전하는 삶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특히 그는 지난 3년 동안 매년 30명씩 남아공 아이들을 한국에 데리고 올 때 아이들이 비행기 안에서 미래에 대한 꿈을 꾸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고 말했다. “저의 제자가 홍명보 감독이지만 2만여명의 영적 자녀를 둔 제가 더 행복할 겁니다.”
임 감독이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축구 사역을 시작한 것은 2007년. 그동안 남아공에서 51개 어린이 축구단을 만들고, 2만여명의 어린이에게 축구를 가르치며 복음을 전했다. 또 에이즈 바이러스 보균자로 태어난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축구를 통해 면역력을 유지하며 에이즈를 극복하도록 도왔다.
지난해 그는 축구 기술과 경기규칙, 코칭 프로그램 등의 동영상을 담은 축구교육 CD를 만들어 30여개국에 배포했다. 나이지리아 가나 등 20여개국에서 그를 초청한 상태다. 그는 이를 활용해 아프리카 54개국에 1000여명의 축구 선교사를 파송할 소망을 품고 있다.
그는 이제 남수단 톤즈에서 ‘희망고 축구단’ 감독으로 사역의 새 장을 연다. 이번 사역은 NGO ‘희망의 망고나무’(희망고) 이광희 대표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희망의 망고나무’는 톤즈 지역에 망고나무 심기운동과 더불어 복합교육문화센터 ‘희망고 빌리지’를 조성하고 있다. 희망고는 망고나무를 통해 최소한의 식량 문제를 해결한 톤즈 아이들에게 축구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줄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