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남 표심 공략·소통 행보… 동교동 방문·타운홀 미팅 가져

입력 2012-09-24 21:40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24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오후에는 홍익대 인근 한 카페에서 시민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는 등 소통 행보도 이어갔다.

이 여사는 오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은 문 후보를 환한 표정으로 맞으며 “꼭 당선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민주당의 정권교체가 정말 중요하다. 민주주의를 잘 해내고 서민경제를 이뤄내 많은 사람들이 다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문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남북관계를 대담하게 풀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당선되면 곧바로 북한에 특사를 보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하겠다”며 “취임 전이라도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 화해를 위해 요청한다면 일정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 여사는 “조그만 나라가 둘로 갈라진 것만한 비극이 없다”며 “남북통일이 되도록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문 후보는 지난 21일 구순(九旬·90)을 맞은 이 여사에게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20여분간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 비공개 자리에서 문 후보는 민주당 중심으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고, 이 여사도 꼭 당선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진선미 대변인이 전했다.

문 후보는 오후에는 시민들의 정책의견을 수렴하는 취지로 마련한 타운홀 미팅에 참석했다. ‘문재인의 동행’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임에는 자발적으로 신청한 시민 20여명이 참여해 ‘명절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달라’ ‘기초과학분야 연구원들의 정규직을 늘려 달라’ ‘부패방지위원회를 부활시켜 달라’는 등의 의견을 전달했고, 문 후보는 경청했다.

특히 문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안 후보가) 독자적인 길을 걸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선택을 결코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며 “박 후보를 돕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져야 자연스럽게 단일화 논의도 되고 방안도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인터넷으로 실시간 생중계돼 6만여명의 시민들이 접속하며 문 후보와 양방향 소통을 했다.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는 이날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사저를 예방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는 ‘사람이 먼저다’라고 적었고,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20분간 비공개로 만났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