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류머티즘성 관절염

입력 2012-09-24 17:50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액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염증은 움직일 수 있는 거의 모든 관절에 발생하고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

이런 염증이 왜 생기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전, 면역조절장애 및 자가 면역 이상, 감염 등의 3가지 요소가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대개 발병 초기에는 국소적으로 염증 변화가 일어나고, 그 염증이 점차 주위 조직으로 퍼지면서 부산물을 형성함에 따라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근육과 관절에 풍(風), 한(寒), 습(濕)의 나쁜 기운이 침입한 뒤 인체 기혈 순환 통로인 경락(經絡)을 따라 돌며 기혈의 조화를 허물어뜨릴 때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절의 이상은 주로 손마디가 뻣뻣해지는 증상으로부터 시작된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난 직후 유독 손가락이 더 뻣뻣하다. 이런 증상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1시간 이상 관절을 움직여야 가까스로 풀린다. 경우에 따라선 이렇게 뻣뻣한 손가락 관절 증상이 하루 종일 지속되기도 한다. 심지어 손마디가 붓고 아파서 손을 사용할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관절 마디가 붓는 것은 활액막이 붓고, 그 주위에 관절 삼출액이라는 물이 차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관절 연골 조직이 손상되면서 관절 마디가 휘고 굳어버리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류머티즘에 의한 염증은 무릎은 물론 팔꿈치, 발목, 어깨, 발 관절에 이르기까지 전신 관절 곳곳에 침범한다. 염증이 생긴 관절 부위는 대개 열감과 더불어 통증이 느껴진다. 이밖에 전신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문진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한데, 특히 아침에 손가락 관절이 뻣뻣한 증상 등 관절 부위의 특징적인 주요 이상이 적어도 6주 이상 계속될 때 의심된다. 최근에는 적외선 체열진단기를 이용, 관절 부위에 열감이 있는지를 가늠하는 방법도 진단 시 보조적으로 쓰인다.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대한 한방 치료의 원칙은 크게 두 가지다. 바로 ‘열을 내리고 정체된 수분을 몰아내는’ 청열이수(淸熱利水)와 ‘관절 부위에 쌓인 담을 제거하고 정체된 수분을 몰아내는’ 소담축수(消痰逐水) 원칙이다.

이와 더불어 환자의 체질에 따른 맞춤 한약 처방을 통해 균형을 잃은 기혈 순환을 바로잡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준다. 이때 태반, 혹은 봉독 약침요법을 추가하면 관절 내 염증 제거는 물론 2차적으로 관절이 휘거나 굳는 등의 변형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잘못된 시스템을 한 번 정상화시켜주면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한의학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치료에서 이를 확인하고 있다.

김현수 현대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