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과거사 사과] 文 “대통합 출발점 됐으면”-安 “정말 필요한 일 했다”
입력 2012-09-24 19:10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24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과 관련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국민대 무인차량로봇 연구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의 고통스러운 역사에서 배워 이제는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고 답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역시 “아주 힘든 일이었을 텐데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환영을 표시했다. 문 후보는 홍익대 근처 한 카페에서 개최된 ‘국민명령1호 타운홀미팅’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가했다. 그는 “이제 우리 역사를 좀 제대로 정리해서 국민 화합과 통합으로 가는 출발점이 됐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미팅에서 ‘정수장학회나 고(故)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규명 등도 매듭지은 것으로 봐야 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런 부분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오늘 박 후보의 사과가 그런 문제까지 풀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및 문 후보 캠프 관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박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늦었지만 변화된 인식을 보여준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제대로 된 화해는 몇 마디 말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실천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당 대변인은 “유신독재의 그림자가 현재를 거쳐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유신헌법 40주년을 맞아 국회 차원의 무효화 결의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박 후보가 언급한 국민대통합위원회에 대해서는 “유신독재가 빚어낸 오늘의 잔재를 일소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혁당 피해자 유족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이들을 대변하고 있는 ‘4·9평화통일재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또 다시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로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울리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