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입력 2012-09-24 18:24


마태복음 16장24절

요즘 대학마다 신입생 모집을 위해 신문에 광고를 많이 냅니다. 무지갯빛 화려한 약속들로 학생들의 마음을 현혹하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 대학에 입학해 공부하면 광고 문구대로 누구나 글로벌 인재가 되며 성공하는 인생이 된다는 착각을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참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약속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제자들에게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하신 배경을 살펴봅시다. 본문 21∼22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유대교의 지도자들에게 고난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3일 만에 살아날 것을 말씀하십니다. 이에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라며 항변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제 간의 정을 앞세워 세상의 죄인들을 구원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만류하는 베드로를 엄히 책망하십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23절)

그렇게 말씀하시고 난 후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사람의 바른 마음과 행실을 가르쳐 주십니다.

첫 번째는 ‘자기를 부인하고 나를 따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해야 합니다. ‘자기부인’이란 자기 내면에 있는 생각과 주장 등을 다 내려놓고 오직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겠다는 각오를 의미합니다. 어느 날 TV에서 야구경기를 보는데 홈런을 잘 치는 것으로 유명한 선수가 타석에서 의외로 번트를 대고 1루로 나갔습니다. 그때 해설자가 이 선수를 보고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보단 상황에 따라 감독의 지시를 잘 따르기에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됐으며 그것이 이 선수의 강점”이라는 평을 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내 생각과 지식, 경험을 다 내려놓고 오직 성령의 인도를 받아 주님을 따를 때, 새 힘을 얻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한 사형방법은 십자가형이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후 십자가는 ‘구속의 은혜’란 상징이 됐습니다. 십자가를 지기 위해서는 섬김과 희생이 있어야 합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이 말씀처럼 예수님은 이 땅의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친히 섬김의 본을 보여주셨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습니다.

여수 애향원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섬기던 손양원 목사님은 60여 년 전 순교해 천국에 가셨습니다. 그분의 이름을 모르는 한국의 기독교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10년 전 교단 총회장을 지낸 목사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를 깨닫게 합니다. 성령님께서는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손양원 목사처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섬기고 희생하기를 바라십니다. 섬기고 희생한 자에게는 보상이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27절)고 약속하시기 때문입니다.

김원균 목사(서울 겨자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