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소녀 보호시설 ‘드롭인센터’ 연다
입력 2012-09-24 02:27
성폭력과 성매매에 노출되기 쉬운 가출 소녀들을 보호하고 취업까지 돕는 전용 시설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8주년을 맞아 24일 중구 신당역 부근에 가출소녀 전용보호시설 ‘드롭인센터(Drop-in center)’를 연다고 밝혔다.
시가 지난 6월 가출소녀 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0.7%가 성폭력 피해경험이 있고, 4명 중 1명은 성매매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55.3%가 성산업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시는 시설 이용횟수를 제한하지 않고, 가출소녀의 보호자에게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시설들의 규칙 때문에 입소를 망설이는 가출소녀들이 편안하게 센터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시설은 가출소녀들에게 식사, 건강·의료 서비스, 상담, 긴급구조, 성매매 예방교육 등을 지원한다.
시는 상담인력을 확충해 오후 7시~이튿날 오전 3시 시내 PC방과 공원 등을 찾아 가출소녀들에게 시설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오랜 길거리 생활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거나 신체적·정신적 질병에 시달리는 가출소녀들을 위해 마포구 서교동에 전용 건강지원센터도 만든다. 시는 소녀의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의를 배치해 상담 및 검진을 실시한다. 시내 병원 50곳과 연계해 보다 전문적인 치료도 제공한다.
가출소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취업도 돕는다. 시는 내년까지 병원, 어린이집, 미용실 등 100여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이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가 2009년부터 운영해 온 가출소녀 대안학교는 내년 덕성여대, 이화여대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200여명으로 구성된 멘토 시스템을 운영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변호사, 의사 100명으로 구성된 가출소녀 전문법률·의료지원단을 만들어 가출 소녀의 노동권, 폭력문제 등에 관한 법률 상담도 추진한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10대 가출소녀의 성매매 방지와 자립을 돕는 것은 20대 성인 성매매로의 유입을 차단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사회적 의무”라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