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영토분쟁] 中 시진핑 2주간의 잠적기간 “댜오위다오 문제 대응책 마련”

입력 2012-09-23 19:20

중국 차기 지도자로 내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이달 초 공식석상에 모습을 감췄던 2주일간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를 둘러싼 양국 위기 해소방안 마련에 주력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문 사이트 보쉰(博訊)은 시 부주석이 잠적 기간 동안 다음 달 열릴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의 정치국 상무위원 및 중앙군사위원회 인사와 센카쿠 대응방안을 주도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시 부주석은 특히 센카쿠 문제에 대해 군사행동을 준비하는 동시에 외교협상을 병행하는 식으로 대응을 명확히 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중·일 간 군사적 충돌에 대비해 핵잠수함을 센카쿠 부근 해역에 배치한 것과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동에서 영유권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 부주석의 대응은 중국의 외교 주도권 장악에 기여했으며, 이는 충돌을 피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 부주석은 앞서 21일 난닝에서 열린 중국·아세안 엑스포에선 센카쿠와 남중국해 주권은 굳건히 지켜나가겠지만 우호적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천명했었다.

시 부주석은 또 18차 당 대회를 앞둔 인사에서 연공서열 위주의 방식을 탈피하고 능력 위주로 인사를 선발하는 기준을 정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원래 명단에 없던 인사들이 당 대회에서 주요 보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난징 군구 사령관 자오커스 상장이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전격 발탁되면서 랴오시룽 후임으로 총후근부장에 내정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보쉰은 전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 공산당 내에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18차 당 대회 이후에도 군 최고위직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에서 물러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중국 공산당 관계자를 인용, 당내에서 중·일 간 센카쿠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당 중앙군사위 주석을 바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최고지도자 교체기에도 군 최고위직은 당분간 전임 지도자가 갖고 있는 사례가 있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후 주석에게 권력을 이양할 때도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한동안 유지했다. 따라서 시 부주석이 다음 달 후 주석으로부터 당 총서기직을 물려받아도 인민해방군을 장악하는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당분간 후 주석 체제로 간다는 전망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