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영토분쟁] ‘强 vs 强 대결’ 소강국면… 힘받는 ‘외교적 해결’
입력 2012-09-23 22:06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던 중·일 분쟁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긴장은 여전하지만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교적 압박하는 중국=중국은 시진핑 국가부주석의 ‘우호적 담판’ 언급을 계기로 힘으로 밀어붙이던 단계에서 외교적 압박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있던 중·일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행사를 23일 취소했다. 지난달 같은 곳에서 열린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에는 시 부주석이 참석했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이날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 인민해방군에 인도됐다고 보도했다. 다롄항에 정박한 이 항모에서는 군복 차림의 남녀가 사열을 준비하는 모습이 관찰돼 취역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AFP통신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항모가 인도됐다”며 “일본과 미국은 중국에 항모가 필요한 이유를 묻고 있다”고 전했다.
반일 시위는 중국 공안이 강하게 단속했다. 베이징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무장 경찰이 엄중한 경계를 폈다. 광둥성 선전시에서는 공안이 폭력 시위자 20명을 공개수배했다. 광저우에선 3000여명이 모이는 시위가 벌어졌지만 폭력 사태는 없었다. 센카쿠 주변 수역의 중국 선박도 해양감시선 2척 등 10척으로 줄었고, 일본이 주장하는 접속수역 밖에 머물렀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센카쿠와 주변 섬의 산·계곡에 ‘가오화펑(高華峰)’ ‘쿵밍스(孔明石)’ 등 중국식 이름을 붙였다고 발표했다. 홍콩 명보는 중국이 동부 연안 푸젠성에 사거리 2000㎞의 탄도미사일 둥펑(東風)-21C를 배치해 센카쿠를 사정권에 뒀다고 보도했다.
◇출구 찾는 일본=일본의 육상 자위대는 미국 해병대와 괌 등지에서 실시 중인 도서방위 합동 군사훈련을 22일 언론에 공개했다. 섬 방위역량 제고 차원의 미·일 공동훈련은 처음이다. 도쿄의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22일 1500여명이 모여 반중 시위를 벌였다. 21일에는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과 오키나와 경찰 수십명이 센카쿠열도의 우오쓰리 섬에 상륙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정부의 강경 노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2일자 사설에서 “(센카쿠에는) 영토문제가 없다는 자세를 이어가는 것만으로 사태를 개선할 수 있을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신경보는 23일 일본 내에서 센카쿠 문제뿐만 아니라 원전 폐쇄, 수직이착륙기 배치 등 주요 정책에서 찬반 대립이 커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과거에는 보수 우파의 목소리가 일본 정책을 결정해 왔지만, 최근엔 진보적인 견해가 예전보다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신경보는 특히 “일본 자민당 내에서도 고노 요헤이 전 총리 같은 인물은 자민당이 편협한 극우 정당으로 바뀌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니혼게이자이와 고베신문, 오키나와타임스 등 지역언론들도 센카쿠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