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트라우마 센터’ 10월 중순 광주에 문연다

입력 2012-09-23 19:13

5·18민주화운동 부상자와 국가의 부당한 폭력으로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트라우마(Trauma)센터가 곧 광주에서 문을 연다.

광주시는 광주도시공사 13층에 330㎡ 규모의 트라우마센터가 오는 10월 중순 개관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센터는 정부와 광주시가 67억5000만원씩 출연했다.

트라우마센터는 5·18 당시 부상자와 유족뿐 아니라 그동안 남용된 국가 공권력에 의한 피해자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전담해 치료하게 된다. 고문, 감옥살이 등 국가폭력의 신체적·정신적 피해자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사회적 공감대 부족으로 그동안 ‘치료 사각지대’에 방치돼 왔다.

육체적 재활은 물론 개인·집단·가족 상담과 예술치료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전면적인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또 국가폭력의 피해나 후유증에 관한 교육·연구 활동, 고문 방지와 인권옹호를 위한 각종 제도 개선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초대 센터장은 의사 강용주(50·서울 아나파의원 원장)씨가 맡았다. 강씨는 5·18 당시 시민군 출신으로 전남대 의대에 재학 중이던 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최연소 비전향 장기수로 14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는 1999년 대학에 어렵게 복학해 2004년 졸업했다. 그는 가정의학 전문의로서 그동안 ‘간첩’ 누명을 쓴 채 살아온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사단법인 ‘진실의힘’을 만들어 고문피해자들의 치유를 돕는 활동을 꾸준히 펼쳐 왔다. 강 센터장 외에도 외상후스트레스 전문가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10여명이 센터에서 피해자들을 돕는다.

강 센터장은 “국가가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며 “트라우마센터가 과거사 청산과 함께 국가에 의한 부당한 폭력을 막는 구심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