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퇴사만 말아줘” 상사의 읍소 왜?

입력 2012-09-23 20:33

신입사원의 눈치를 보는 직장 상사가 늘고 있다. 젊은층의 이직률이 높아지면서 상사에게 인력 관리 책임을 묻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명문대’를 졸업한 김모(24·여)씨는 지난해 11월 굴지의 통신 업체에 입사했지만 주어진 일은 전화로 마케팅 업무를 하는 게 전부였다. 지난달 회사를 그만두려고 직속 상무를 찾아가자 “원하는 곳으로 발령내 줄 테니 승진 심사가 있는 동안만 참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 업체는 입사 1년차 미만 사원이 그만두면 관리자급 인사 고과에 심각한 감점을 주고 있었다. 그날 이후 김씨는 인사 발령 때까지 ‘칼퇴근’을 허락받았고 업무 스트레스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외국계 의류업체에 다니는 서모(26·여)씨는 최근 승진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서씨의 ‘스태프’ 직원 2명이 신규 매장 개점을 앞두고 그만뒀기 때문이다. 그러자 회사 측은 “스태프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며 서씨를 승진에서 누락시켰다. 서씨는 “나약한 사람을 회사가 뽑아놓고 퇴사 책임을 관리자에게 묻는 게 맞느냐”고 토로했다.

최근 이직 전문 앱까지 등장하는 등 이직이 활발해지며 관리직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 채용정보 업체에서 만든 ‘돈텔보스(Don’t tell boss)’라는 앱은 바쁜 직장생활 탓에 놓치기 쉬운 이직 정보를 ‘알람’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들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4년제 대학 176곳의 졸업생 28만여명 가운데 취업자는 13만6011명으로 취업률은 54.3%를 기록했다. 하지만 6개월 뒤 취업률을 조사해 보니 42.4%로 떨어졌다. 취업자의 22.2%인 3만188명이 이직이나 실직 등으로 취업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