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중 다리 상판 폭삭… 14명 사상
입력 2012-09-23 22:07
경기도 파주 임진강의 장남교 건설공사 현장에서 상판이 무너져 작업인부 2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임진강 장남교 신설 공사현장에서 22일 오전 8시50분쯤 콘크리트 상판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14명이 15m 아래 강변에 추락해 홍오준(55)·민봉현(50)씨가 숨지고 한모(51)씨 등 12명이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인부들은 강물이 아닌 흙과 자갈 위로 추락한 데다 무너진 철골구조물들에 깔리면서 피해가 컸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3일 붕괴사고 현장 정밀검증을 실시했다. 사고 구간의 상판 지지 구조물인 ‘거더(girder)’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등 부실공사에 조사가 집중됐다. 콘크리트를 쏟아부은 지 80여분 만에 거더 세 가닥 중 두 가닥이 한쪽으로 기울며 통째로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콘크리트를 너무 많이 부어 거더가 무게를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가 난 장남교는 파주 적성면과 연천 장남면을 연결하는 임진강 교량으로 2008년 2월 착공해 2013년 4월 완공 예정이었다.
무너진 상판은 총 길이 539m 중 파주 적성면과 접해 설치하던 55m였다. 이미 놓인 다른 구간은 상판을 80m씩 차례로 연결하는 ILM공법(일명 밀어내기 공법)이 도입됐다. 그러나 사고 구간은 상판을 현장에서 직접 타설하는 공법이 사용됐다. 장남교는 접경지역에 설치돼 군(軍) 협의 과정에서 유사시 다리 일부를 폭파하기 쉽게 설계됐다고 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발생 당일인 22일 외관설계도 등을 근거로 조사했으나 뚜렷한 사고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원인을 찾고 있다.
파주=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