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홀씨’ 된 새희망홀씨… 이름 바뀐뒤 저신용·저소득층 대출 비중 반토막

입력 2012-09-23 19:10


은행권의 대표적 서민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가 정작 서민을 외면하고 있다. 희망홀씨에서 대상 범위가 확대된 새희망홀씨로 이름이 바뀐 뒤 저신용·저소득층 대출 비중이 절반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이 2009년 3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20개월간 신용 7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사람에게 내준 희망홀씨 대출액은 1조1412억원이었다. 희망홀씨 전체 대출액 2조6713억원의 42.7% 수준이다.

반면 희망홀씨가 새희망홀씨로 바뀐 2010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20개월간 같은 계층에 빌려준 돈은 7077억원 줄어든 4335억원에 그쳤다. 새희망홀씨 전체 실적 2조5165억원의 17.2%에 불과했다. 저신용·저소득층 대출 비중이 희망홀씨 때보다 약 40% 포인트나 급감한 것이다.

소득별로 연소득 2000만원 이하 비중은 전체의 79.5%(2조1247억원)에서 48.4%(1조2181억원)로 줄었다. 신용등급별로 7등급 이하 비중은 55.1%(1조4719억원)에서 36%(9089억원)로 감소했다.

새희망홀씨 대출이 본래 취지와 달리 저신용·저소득층 대출 비중에서 크게 줄어든 것은 은행권이 취약 계층에 대한 대출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연체 등 부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연소득이나 신용등급이 높은 계층에 대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미다.

희망홀씨 대출 대상은 신용 7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2000만원 이하였다. 새희망홀씨로 전환되면서 대출 대상 범위가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또는 신용 5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 4000만원 이하로 바뀌었다. 대출 대상이 중위계층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신용 5·6등급에 대한 대출 비중은 전체의 29.6%(7919억원)에서 41%(1조196억원)로 늘었다. 연소득 2000만원 이상에 대한 대출 비중도 20.5%(5468억원)에서 51.6%(1조2987억)로 증가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은 “은행들이 역마진을 감수한 상품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새희망홀씨가 정작 저신용·저소득층을 외면하고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