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세무서 2011년 세수 15조 1위… 증권사 본사 몰려 법인·증권거래세 늘어
입력 2012-09-23 19:10
지난 한 해 서울 영등포세무서가 거둔 세금이 15조원에 이르렀다. 단일 지역 세무서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영등포세무서의 세수는 대전·충청 지역을 총괄하는 대전국세청보다 많다. 23일 국세청의 ‘국세통계 조기 공개자료’에 따르면 영등포세무서는 지난해 세수가 14조949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세수인 12조3402억원보다 21.1% 늘어난 액수다. 영등포세무서는 전국 109개 세무서 가운데 징수 실적이 2년 연속 가장 높았다. 국세청 전체 세수(180조1532억원)의 8.3%를 차지했다.
영등포세무서 세수는 같은 기간 광주·전라도 지역 광주국세청 세수(8조3056억원)의 배 가까이 됐으며, 대전국세청 세수(9조6638억원)보다도 훨씬 많았다.
영등포세무서 세수는 주식시장 활황이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200포인트에 이르는 등 증시에 돈이 몰리면서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회사 및 투자자가 내는 법인세, 증권거래세가 2010년보다 각각 6000억원 늘었다. 서울 여의도에는 한국거래소뿐 아니라 대부분 증권사의 본사가 모여 있어 이 돈은 모두 영등포세무서로 들어왔다. 2010년 세법 개정으로 금융회사의 채권이자 원천징수제도가 부활한 것도 한몫을 했다.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남대문세무서는 지난해 11조5703억원의 세수를 거둬 영등포세무서의 뒤를 이었다. 정유와 중공업 회사들이 자리 잡은 울산세무서는 6조5175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서초세무서(4조5758억원), 삼성세무서(4조1591억원), 성남세무서(4조273억원) 등 ‘부자 동네’ 세무서도 4∼6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전남 해남세무서는 지난해 201억5400만원의 세금을 징수해 3년 연속 세수 ‘꼴찌’를 기록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