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전쟁] 전문가로 구성 정책팀 ‘내일’ 발족…선대위는 ‘참여 개방형’으로 꾸려

입력 2012-09-23 21:42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대책본부 발족 등 내부 체제 정비를 마무리하거나 정책 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한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며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국민 접촉의 핵심 창구인 공보단장과 대변인을 전격 교체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 등 비노(非盧·비노무현) 진영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선거지원을 요청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통한 정책생산 작업에 돌입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출마 선언 후 맞이한 첫 주말에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팀을 발족하고 “혁신과 융합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비공개로 캠프에 영입할 인사들과도 접촉을 가졌다.

안 후보는 23일 서울 서교동 인문카페 창비에서 ‘국민의 내일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안 후보를 돕기 위해 발족된 모임인 ‘내일’의 첫 번째 포럼에 참석했다. ‘내일’은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국민이 참여해 정책 공약을 만드는 안 후보의 정책기획팀이다. 첫 회의에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 정지훈 관동대 의대 교수, 곽재원 한양대 석좌교수, 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안 후보는 “우리나라의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한 열쇠말은 혁신”이라며 ‘혁신경제’의 중요성과 그 방법론으로 ‘융합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혁신경제를 연결해야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면서 “이제는 어떤 전문가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서 문제를 푸는 융합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업무 관행과 사람까지 바꿔야 진정한 혁신”이라고 덧붙였다.

전날에는 재래시장의 혁신 성공사례로 꼽히는 경기도 수원의 못골시장을 찾았다. 안 후보는 상인들로부터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를 청취한 뒤 “운동경기에서 규제를 없애면 더 재밌긴 한데, 그렇다고 심판까지 없어지면 약육강식 무법천지가 된다”며 “정부가 편법이 난무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이번 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일단 선대위는 출마 선언이 늦은 만큼 최대한 많은 국민들과의 소통이 가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참여·개방형’으로 꾸려진다. 캠프 추가 인선에서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차원에서 새누리당 인사 영입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안 후보가 경제 멘토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영입한 데 대해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어서 여당 인사가 합류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앞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지난 21일 한 토론회에서 “이 전 부총리를 누가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며 “신자유주의를 도입해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그가 아무런 사과 없이 다시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트위터에 “안철수건 문재인이건 이헌재 같은 모피아(재무부 출신 관료집단)와 함께한다면 비판할 것”이라고 썼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