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전쟁] ‘캠프 입’ 교체한 박근혜… 정책대결 위한 ‘전열 정비’

입력 2012-09-23 21:40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대책본부 발족 등 내부 체제 정비를 마무리하거나 정책 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한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며 분주한 주말을 보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국민 접촉의 핵심 창구인 공보단장과 대변인을 전격 교체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 등 비노(非盧·비노무현) 진영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선거지원을 요청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통한 정책생산 작업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23일 공보단장에 이정현 최고위원을, 당 대변인에 김재원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대(對)언론기능을 총괄하는 공보단 책임자와 박 후보의 ‘입’을 교체한 것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후보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공보단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통’ ‘서비스’ ‘현장’ 중심의 공보 업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단장은 특히 “언론이 궁금해 하는 것이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박 후보와 국민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2007년 박 후보의 경선 패배와 함께 대변인 직을 떠난 지 5년 만에 돌고 돌아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며 재신임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친박 핵심 의원은 이번 인선에 대해 “이 단장은 박 후보의 복심이라는 점이, 김 의원은 토론에 능하다는 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야권 후보와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믿을 만한 구관을 재기용한 셈이다.

당 안팎에선 “박 후보가 그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조직 안정화 작업에 착수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후보가 최근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 등 역사인식 논란과 연이은 측근비리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데다 지지율마저 흔들리자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임용된 지 27일 만에 경질된 김병호 전 단장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주변에선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물의를 일으키는 등 조직관리가 안 됐고, 김 전 단장 본인 역시 과거사 논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공보단과 대변인실로 이원화돼 있던 언론 업무를 공보단장 중심으로 일원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우여 대표의 특보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홍일표 전 대변인이 박 후보의 인혁당 관련 발언 당시 이상일 공동대변인과 혼선을 빚었던 것도 조직 재정비의 필요성을 높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공보단장과 김 대변인이 단순한 ‘스피커’보다 박 후보를 엄호하는 ‘마우스피스’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들이 그동안 발언한 내용과 박 후보와의 관계 등을 보면 앞으로 박 후보를 대리해 역사관 전쟁의 선봉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