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아시아 전문가 맥데빗 CNA 국장 “日, 독도 문제 잊어버려야… 센카쿠 분쟁, 대화가 최선”

입력 2012-09-23 18:55

미국 해군연구센터(CNA)의 마이클 맥데빗 전략연구국장은 한국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 일본이 이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은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중·일 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에 대해서는 양국 지도부의 ‘조용한 외교’가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상황이 심각하긴 하지만 양국 간 무력충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맥데빗 국장은 미 해군제독 출신으로 해군과 국방부 재임 시 미국의 장기 군사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동아시아 국방·안보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로 꼽힌다. 다음은 22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 요지.

-센카쿠 열도 분쟁의 핵심적인 성격은 무엇인가.

“양국 주권을 둘러싼 갈등이며, 어느 쪽이 옳다고 얘기하기 곤란하다.”

-현재 상황을 평가한다면.

“매우 심각하다. 하지만 정치적 혹은 외교적 분쟁이며, 양국 간 군사충돌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우발적인 사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양국 지도부 어느 쪽도 긴장이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양국 간 핵심적인 관계가 위협받을 정도로 사태가 악화되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1960년의 미·일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일본 영토가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자동 개입하게 돼 있다. 이로 인해 중국과 미국 간 군사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센카쿠 열도로 인해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제로)’고 본다. 양국은 정치·경제적으로 이미 긴밀히 연결돼 있고, 군사 분야의 협력도 크게 확대됐다. 중국에서 센카쿠가 미국과 무력충돌을 불사할 만큼 중요성이 있다고 보는 당국자나 군사 전문가는 없다.”

-센카쿠와는 별개로 독도 문제로 인한 한국과 일본의 갈등은 어떻게 보나.

“독도 영유권 분쟁은 한·일 간 군사협력을 저해할 뿐이다.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이상 일본이 자신의 주장을 강제할 수단은 없다. 일본에 대한 나의 충고는 ‘이 문제는 잊어버려라’는 것이다. 일본이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센카쿠 열도 분쟁을 해결할 최선의 방책은 무엇인가.

“우선, 양국 정부는 거리로 나온 대중들이 감정적으로 이 이슈를 다루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 문제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양국 간 막후 대화와 외교적 협의, 즉 조용한 외교가 최선이다.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생전에 ‘주권 문제는 벽장 속에 넣어둬야 하며, 당분간 아무도 꺼내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정답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