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자구도 여론조사] “安, 단일후보 적합도 열세는 朴지지층의 역선택”
입력 2012-09-23 18:54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21∼22일 실시된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46.1%로 안 후보(43.0%)보다 높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의 응답을 제외하면 결과는 정반대가 된다. 안 후보를 택한 응답자가 54.3%로 문 후보(41.3%)를 크게 앞선다. 박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박 후보가 상대하기 쉽다고 생각되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월드리서치 관계자는 23일 “3자 대결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는데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안 후보가 열세인 이유는 새누리당과 박 후보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며 “박 후보 지지자들은 문 후보가 더 상대하기 수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54.9%는 야권 단일후보로 문 후보를 택했고 안 후보는 25.1%에 그쳤다. 새누리당 지지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문 후보(52.5%)가 안 후보(45.4%)를 앞섰고, 무당파 계층에서는 안 후보(52.5%)가 문 후보(37.5%)를 눌렀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문 후보 선호도가 높았지만 호남지역만 유독 ‘안 후보로 단일화’(64.2%) 답변이 월등히 많았다.
안 후보는 야권후보 단일화의 전제조건 중 하나로 ‘국민적 동의’를 제시한 상태다. 이번 조사에선 단일화 필요성과 관련해 ‘단일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48.1%로 ‘필요 없다’(40.7%)보다 많았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과 문 후보 지지층에서 단일화 요구가 압도적으로 높아 10명 중 7명꼴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 지지층의 단일화 요구는 59.4%로 다소 낮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필패라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 지지층에서는 절반 이상이 단일화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는 여론조사와 현장투표를 병행해야 한다는 답변이 32.5%로 가장 많았고, 문·안 후보의 담판(30.8%)이 뒤를 이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방식이었던 단순 여론조사는 25.2%만 선호해 가장 낮았다. 역선택 가능성과 후유증을 우려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후보 간 담판(37.7%)을 가장 선호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