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자충수 롬니 “TV토론서 국면전환”… “3차례 토론서 오바마 경제실정 집중부각 승부” 전략
입력 2012-09-23 18:43
미국 대선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다. 롬니 후보 측엔 11월 6일(현지시간) 치러질 대선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획기적인 전환점이 절실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공화당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제기되는 등 역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2주일은 롬니에게 최악의 주였다.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및 대사 사망 이후 그가 보여준 대민주당 공세는 오히려 역풍을 맞았고, 미국인 47%는 정부에 의존하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한 그의 발언 역시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여기에 공화당 내에선 롬니에 대한 자질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롬니 후보는 21일(현지시간) ‘국면 전환’을 위해 공증까지 받은 세금납부 자료를 공개했다. 롬니 선거캠프는 롬니 부부가 지난 한 해 1370만 달러를 벌어 연방 소득세로 14.1%인 194만 달러를 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롬니는 납세 자료를 상세히 공개하지 않아 오바마 캠프로부터 뭔가 숨기고 있으며 이는 그의 부유층 감세 정책과도 무관치 않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세율 등을 놓고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3일 롬니 부부가 지난 20년(1990∼2009년)간 평균 납부 세율이 20.2%라고 밝혔지만 산정방식에 따라서는 롬니가 20% 미만의 세금을 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세금정책센터(TPC)의 로버튼 윌리엄스 수석연구원은 “10년간 매년 13% 세금을 내고, 다른 10년 동안 매년 27%의 세금을 냈다면 20년간 전체 평균 세율은 20%가 된다”면서 “하지만 13%를 낸 해에 소득이 높았고 27%를 낸 해에 소득이 낮았다면 20년간 전체 소득에 대한 전체 평균 세율은 20% 미만이거나 아주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롬니가 소득은 밝히지 않고 평균 세율만 밝혀 의혹만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캠프와 민주당은 그간 투자내역 등을 추가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발표 시기 역시 문제다. 주말에 가까울수록 뉴스 주목도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롬니 측이 금요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에 발표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롬니 캠프는 이제 후보자 TV토론회를 역전의 기회로 삼을 태세다. 모두 3번 열리는 후보자 토론에서 오바마의 경제 실정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는 전략이다. 워싱턴포스트도 롬니 측이 10월 3일 덴버에서 열리는 첫 TV토론을 국면 전환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대선 승부를 판가름할 주요 경합주에서 롬니를 계속 앞서고 있다. 20일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는 콜로라도와 위스콘신, 아이오와 등 3개 경합 주에서 5% 포인트 이상 격차로 롬니에 앞섰다. 지난주 여론조사에선 플로리다, 버지니아주에서 오바마와 롬니의 지지율이 각각 49%와 44%로 나타났다. 오하이오주에선 50%와 43%였다. 공화당은 오하이오주에서 패한 역대 대선에서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남혁상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