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100만대… 하이브리드 시대 ‘급가속’

입력 2012-09-23 18:36


2008년 한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불과 18만명이었다. 하지만 2010년 2월 100만명을 넘어서자 그해 말에는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금은 3000만명 이상이 쓴다. 경영학에선 100만 돌파 순간을 시장이 폭발하는 티핑 포인트로 본다.

자동차에서도 같은 현상이 기대된다. 주인공은 하이브리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지난 7일 ‘하이브리드차 100만 시대, 현재와 전망’이란 리포트를 발표했다.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올해 84만대 규모로 성장했고, 연말까지 100만대 판매와 함께 누적판매량 500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프리우스를 내세워 하이브리드 핵심 기술을 독점해온 도요타의 특허가 대거 만료된다. 이를 기회삼아 중국 후발업체들은 저가 승용 하이브리드 양산 채비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경쟁상대였던 클린 디젤차는 2014년부터 유로존의 기준이 더 강화돼 성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독자기술인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쏘나타와 K5에 적용해 성공했지만, 앞으론 더 혹독한 전방위 경쟁을 해야 할 처지다. 도요타는 이미 북미시장에서 저가 하이브리드 모델 아쿠아를 선보여 할인 경쟁의 신호탄을 쐈으며, 폭스바겐도 부품 명가 보쉬와 함께 핵심부품 표준화를 통한 대량 생산과 가격 인하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인 엔진에 전기 모터를 추가해 둘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자동차다. 엔진은 그대로 기능하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로 모터를 돌린다. 달리면서도 전기를 모으고 그 전기로 모터를 돌려 다시 엔진을 돕는 것이다. 따라서 연료 소모가 적고 그 결과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도 적게 나오는 친환경차다. 정부가 각종 세제혜택을 주면서 하이브리드차를 적극 권장하는 이유다.

지식경제부가 세제혜택 대상을 규정한 고시를 보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연비다. 휘발유 기준으로 1600㏄급은 20.6㎞/ℓ(이하 구연비)이상, 2000㏄급은 16.8㎞/ℓ이상이어야 한다.

정부 기준을 충족한 하이브리드차는 총 19개다. 현대의 아반떼LPI와 쏘나타, 기아의 포르테LPI와 K5, 한국지엠 알페온 이어시스트 등 국산차는 5종이다. 수입차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캠리, 렉서스의 RX450h, CT200h, GS450h, ES300h, 혼다의 시빅, 인사이트, CR-Z를 비롯해 포드 벤츠 베엠베 포르쉐마저도 세제혜택이 붙는 하이브리드를 판다.

가격은 국산차 최소 2100만원에서부터 4억원이 넘는 수입차까지 다양하다. 하이브리드는 배터리와 모터를 추가로 달기 때문에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500만원 이상 비싸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난주 새로 나온 렉서스 ES300h는 거꾸로 하이브리드가 가솔린 모델보다 100만원 더 싸다.

평소 하이브리드를 생각했다면 9월은 행동에 나설 타이밍이다. 정부가 이달부터 개별소비세를 1.5% 깎아줘 3000만원 안쪽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이를 한 푼도 안낸다. 2014년까지 지속되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혜택은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130만원 한도 면제 이외에도, 취득세 최고 140만원 면제, 채권 40만원 한도 면제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또 9월 하이브리드 중복할인을 실시중이다. 쏘나타, K5는 250만원, 아반떼는 100만원, 포르테는 정가의 10%를 더 깎아 준다. 연비가 높아 기름값을 아낄 수 있고, 공영 주차료는 50% 감면되며, 혼잡통행료는 아예 면제다. 이산화탄소도 적게 배출해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동참한다. 지금은 하이브리드 시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