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총회장 불신임·총무 해임’ 목소리 고조
입력 2012-09-23 18:21
예장 합동 내부에서 정준모 총회장을 불신임하고 황규철 총무를 해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1일 정 총회장이 97회 총회 폐회선언을 기습적으로 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1000여명의 총대들은 총회장소에 용역을 동원하고 가스총을 빼든 총무의 해임과 총회장의 노래주점 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처리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총회장은 처리할 안건이 다수 있는데도 정오가 되자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해버렸다. 총회가 열린 대구 성명교회는 조명과 음향시설마저 꺼버렸다.
성난 총대들은 66명의 노회장을 중심으로 총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위원장 서창원 목사)를 꾸리고 총회장 불신임·총무 해임안 제출, 세례교인 분담금 등 총회 상회비 납부 전면 유보,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을 결의했다. 총회에 참석한 전체 총대 1338명 중 총회장 불신임안에 812명, 총무 해임안에 769명이 서명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비대위에서 다수의 총대들은 “총회 개혁을 위해 하나님이 주신 절호의 기회”라며 “이번에 총회에서 활개 치는 정치꾼들을 모두 몰아내자”고 성토했다.
이번 사건은 총회장과 총무를 제외한 8명의 임원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전개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총회장과 총무의 법적 대응 여부와 오는 27일 대전 새로남교회에서 개최되는 비대위 모임도 중요한 변수다. 한 임원은 “총회가 이렇게 폐회되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머지 임원들도 무척 화가 나 있다”면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4일 오후 4시 서울시내 모처에서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이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 사태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총회 주요부서장을 역임한 모 목사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총회장과 총무가 한 몸이 돼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교단설립100주년을 맞이한 역사적 총회를 파행으로 몰아넣었다”면서 “총회장의 진심어린 사과와 총무 사퇴가 최상의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