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에큐메니컬 유학생 9명 선정… 신학대학원 전공과정, 2년간 전액 장학금·생활비도 지원
입력 2012-09-23 18:14
한신대 신대원은 이번 가을학기 에큐메니컬 전공과정(M.Div) 신입생으로 인도 네팔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9명의 유학생(사진)을 선발했다. 이들에게는 2년간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가 제공된다. 이를 위해 10개 교회와 기장 총회 국제협력선교위원회 등이 힘을 보탰다. 이들 신대원생을 지난 21일 오전 서울 수유동 한신대 신대원에서 만나 졸업 후 사역에 대한 포부를 들어봤다.
인도에서 온 셰익스피어 시가모니(32) 목사와 시암 루터 크루파 쿠마르(40) 목사는 불합리한 신분제도인 카스트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최하층인 달리트(Dalit) 출신이라는 시가모니 목사는 “달리트 출신은 아무리 많은 교육을 받아도 상위 계급으로 올라갈 수 없다”며 “우리는 1000년이나 사회에서 소외돼 왔다”고 토로했다. 같은 달리트 출신인 쿠마르 목사는 “기독교가 한국의 신분제를 타파한 것처럼 인도에서 카스트 배격운동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엔니 심볼론(34·여)씨는 “인도네시아 교회는 100m 거리에 있는 교회들도 서로 연합하지 않는다”며 “여기서 공부한 뒤 조국의 기독대학에서 교회일치 운동에 대해 가르치면서 교회연합을 이끌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출신인 우이 디(42) 목사는 “한국의 농업 기술을 도입해 캄보디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시아 신학자가 아시아의 신학교로 유학 오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가모니 목사는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신학교로 유학을 갔기 때문에 아시아 신학자들이 서로 잘 몰랐던 게 현실”이라며 “아시아 신학자들이 모여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동티모르에서 온 줄리아나 템파라자(40·여)씨도 “서구가 아닌 우리의 시선으로 신학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한국에서 신학공부가 동티모르의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