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해 평화 위협하는 北의 NLL 침범

입력 2012-09-23 19:50

무력 도발하면 가차 없이 응징해야

북한의 도발이 심상치 않다. 북한 꽃게잡이 어선들이 이달 들어서만 6일 동안 30여 차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 지난 12일 7척이 14차례 월선한 이래 14, 15, 20, 21일에 이어 22일에도 어선 1척이 NLL을 넘어왔다가 우리 해군 고속정의 경고를 받고 되돌아갔다. 21일에는 NLL 남쪽에서 조업하려던 북한 어선 6척을 퇴각시키기 위해 우리 군이 201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경고사격까지 했다. 수시로 NLL을 넘나드는 행태를 볼 때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수가 아닌 고의적 침범이라는 시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은 또 있다. 어선들의 NLL 접근을 통제해 오던 북한 경비정들이 이번에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점, 어선들이 월선할 때마다 해주와 장산곶 등에 설치된 해안포 포문이 열렸다는 점, 그리고 예전과 달리 어선들이 우리 해군의 수차례 경고통신에도 꿈쩍 않다가 퇴각하는 점 등이 그것이다. 북한 정권의 치밀한 계산 아래 조직적으로 NLL 도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노림수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대선 정국에 영향을 미치려는 속셈을 꼽을 수 있다. 우리 군이 NLL을 넘어온 어선을 나포할 경우 북한이 포격으로 맞대응함으로써 서해에서 대규모 무력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 경우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북한이 틈만 나면 오는 12월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을 박살내자고 선동해온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저강도’ 도발로 이명박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대신 유연한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여론을 국내에 확산시켜 야당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NLL 무력화의 일환일 소지도 엿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은 그제 조선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 명의의 공개보도를 통해 우리 해군의 경고 사격에 대해 “이명박 역적패당의 모험적인 군사도발”이라며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전선 군부대들의 강력한 타격행동뿐”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NLL을 침범한 어선은 중국 어선이라고 발뺌하기도 했다. 게다가 서남전선사령부라는 부대는 지난해 6월 출범한 우리 군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창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해안 지역에 새로운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참으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정권이다. 북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경거망동을 삼가야 한다.

우리 군은 한 치의 빈틈없이 대비해야 할 것이다.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에 경고사격을 했을 때 공대지·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F-15K 전투기를 출격시킨 것처럼 북한이 무력 도발하면 철저한 응징에 나서야 한다. “적이 도발하면 사격량의 10배까지 대응 사격하라”는 김관진 국방장관의 지시는 아직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