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으로 변한 엄마를 구하라! 공주의 좌충우돌 모험… 9월 27일 개봉 ‘메리다와 마법의 숲’
입력 2012-09-23 17:57
추석 연휴 특수를 노리는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와 ‘월.E’ ‘업(UP)’ 등을 만든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이다. 국내에서는 한 태블릿 기기 CF에 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삽입돼 널리 알려졌다. 픽사의 작품답게 뛰어난 색채 감각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화면에 가득하다.
특히 주인공 메리다의 오렌지색 헤어 컬러가 압권이다. 길들여지지 않은 메리다의 캐릭터와 고집을 대변하는 곱슬 머리카락은 기존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었을 정도로 정교하고 세밀하게 표현됐다. 실제 머리카락처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중력과 물리학의 법칙들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헤어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적용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의 전통 깊은 왕국의 공주 메리다는 우아하게 드레스를 입거나 구두를 신는 것보다 말 타고 활 쏘는 것을 좋아하는 천방지축 장난꾸러기다. 개성 있는 얼굴에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메리다의 야성적인 이미지가 매력적이다. 하지만 메리다의 엄마인 엘리노어 왕비는 딸을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주로 만들기 위해 메리다가 제일 싫어하는 ‘공주 수업’을 강요한다.
게다가 상상만 해도 끔찍한 결혼까지 하라는 압박에 시달린다. 화가 난 메리다는 엄마가 가지 말라고 당부했던 비밀의 숲으로 들어갔다가 마녀를 만나 엄마를 바꿔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마녀의 마법에 걸린 엄마가 갑자기 곰으로 변하게 된다. 엄마를 구하기 위한 메리다의 마법 같은 모험이 시작된다. 메리다는 과연 엄마의 마법을 풀고 왕국을 구할 수 있을까.
엄마가 곰으로 변하는 설정이 기발하고 재미있다. 재기발랄한 메리다가 좌충우돌하며 펼치는 모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다만 마법에 얽힌 이야기와 그것을 푸는 열쇠에 대한 스토리 전개가 다소 허술하다. “자신의 꿈과 소망을 찾고 싶다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메시지가 작품 속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해 아쉽다.
픽사 소속 한국 출신 애니메이터 김재형씨 등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한국어판의 메리다 목소리 연기는 배우 강소라가 맡았다. 픽사는 그동안 장편 영화를 개봉할 때마다 단편 작품을 하나씩 함께 보여줬는데 ‘메리다…’ 상영에 앞서 ‘라 루나’를 선보인다. 할아버지, 아버지, 꼬마 아들 삼대가 달에 떨어진 별똥별을 치우는 이야기를 대사 없이 환상적인 그림으로 그렸다. 27일 개봉. 전체 관람가.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