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 쏠린 대기업 재산… 대부분 딸보다 승계 비율 높아

입력 2012-09-21 19:08


현대자동차와 LG, 롯데, 삼성 등 대기업들은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딸보다 아들에게 더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세 딸 성이(이노션 고문)·명이(현대커머셜 고문)·윤이(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씨가 받은 것을 다 합쳐도 18배나 많은 자산을 물려받아 94.8%의 가장 높은 승계율을 보였다.

21일 CEO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20대 대기업의 아들 승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에 이어 롯데(92.2%), LG(83.8%), 신세계(78.8%), 동부(77.5%), 삼성(68.9%), CJ(52.4%), GS(44.6%), 현대(36.6%), 한진(34.4%) 순으로 집계됐다.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딸들보다 12배 많은 3조4976억원을 물려받았다. 두 딸 신영자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과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은 2961억원을 받았다. LG 역시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차장이 연경·연수씨 두 딸보다 5배 많은 5450억원의 자산을 물려받았다.

삼성은 이들보다 약간 낮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보다 2배 정도 많은 2조3692억원을 물려받아 68.9%의 승계율을 보였다.

반면 GS와 한진은 아들보다 딸들에게 더 많은 자산이 승계됐다. 딸들이 자산의 65.7%를 물려받아 조사기업 중 가장 큰 ‘역전현상’을 보인 한진의 경우 조양호 회장의 맏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와 막내딸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가 173억원을 물려받은 반면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는 90억원을 받았다. GS는 허창수 회장의 맏딸 허윤영씨가 424억원을 받은 데 비해 아들 허윤홍 GS건설 상무보는 341억원을 승계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