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보자”… 삼성-애플 불꽃 튀는 신경전
입력 2012-09-21 21:38
특허소송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광고 지출로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가 하면 양사 간 부품 공급과 관련된 파트너십에선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5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이 ‘갤럭시노트2’를 9월 중 조기 등판시킨다는 계획도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1억 달러 규모의 광고비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00만 달러를 사용한 것과 비교할 때 14배 증가한 수치다.
애플도 지난해 상반기 1억400만 달러에 달했던 광고 지출 규모를 올 상반기 1억9300만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애플이 사실상 올 상반기 뉴아이패드 외에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애플은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대한 공급선을 다각화해 삼성을 견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의 9.7인치 패널 구매를 4분의 1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9.7인치 패널은 태블릿PC 중 유일하게 애플의 아이패드에만 사용된다.
삼성의 9.7인치 LCD 패널 출하량은 8월 들어 68만3000대로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감소 징후는 애플과의 소송전이 한창이던 지난 6월부터 나타났다. 지난 5월 288만4000대로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6월에는 250만5000대로 소폭 감소했고 7월에는 122만3000대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달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대 이하로 떨어지며 68만3000대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가 호황을 누렸다. 애플에 대한 LG의 9.7인치 패널 판매는 올 6월 339만8000대로 사상 처음으로 300만대를 넘어섰다. 이후 7, 8월에도 각각 340만1000대와 383만8000대를 판매해 증가 추세다.
삼성과 애플의 제품 경쟁은 2라운드로 접어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를 이르면 26일 국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법원에 애플의 아이폰5를 추가 제소해 법적 대응해 나가는 한편 시장에서는 앞서 출시한 갤럭시S3와 함께 5.5인치 대화면의 갤럭시노트2를 내세워 아이폰5의 초반 열풍을 잠재운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어빙 윌리엄슨 신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과 애플의 특허 분쟁 등과 관련해 미국의 신(新)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