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 가족 찾은 文… ‘힐링행보’ 잰걸음
입력 2012-09-21 22:24
초반 1주일 승부… ‘朴·文·安’ 민심잡기 총력
오는 30일 추석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한가위 민심’ 잡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남은 1주일에 주자들의 미래가 달렸다고 보고 있다. 누가 더 낫냐, 못하냐 하는 ‘차례상 토론’의 결과가 추석 이후 지지율 변화는 물론 야권 단일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 어디를 방문하고, 누구를 만나는지도 주목된다. 장소와 대상이 곧 후보의 색깔을 드러내고 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21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심리상담센터를 방문해 수차례 눈시울을 붉혔다. 문 후보는 후보 확정 이후 비정규 청소노동자, 수해 주민, 취업준비생을 만나는 등 민생행보에 주력하며 ‘서민과 노동자’를 대변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문 후보는 오전 경기도 평택 ‘와락센터’를 찾아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 10여명과 대화를 나눴다. 와락센터는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등으로 고통받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가족을 위해 지난해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집단상담을 시작하며 만들어졌다.
문 후보는 가족들에게 “사측이 ‘회사가 정상화되면 무급휴직자와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 취업 알선이라도 해줘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 재산을 압류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는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현 정부에서 해결이 안 되면 다음 정부에서라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꿋꿋하게 다들 힘들 내시고, 제가 똑 부러지게 방안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함께 노력하겠다”고 격려했다. 문 후보는 30여분간 대화하는 동안 눈시울이 붉어졌으며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기도 했다. 문 후보는 함께 이야기를 나눈 가족들을 한 명씩 안아주며 “제가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안고 갈 테니까 다 푸시고 치유되시길 기원한다”고 위로했다.
문 후보는 오후엔 여의도 한 식당에서 권노갑 김원기 문희상 박상천 송영오 신기남 오충일 이부영 임채정 장상 정대철 정동영 등 당 상임고문단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문 후보는 “당이 단합한다면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추석 전 대선 주자 3명이 한자리에 모이자는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언제라도 좋다”며 “박근혜 후보와 안 후보가 언제 어떻게 만날지 합의하면 무조건 따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 후보 측은 선거캠프 구성 방안을 밝히고 우상호 최고위원을 공보단장으로 선임했다. 대선기획위원인 박영선 의원은 “캠프의 기본 골격은 시민캠프, 미래캠프, 민주캠프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시민캠프는 지지자 중심의 온라인 캠프이고, 미래캠프는 의제 중심의 전문가 위원회로 문 후보가 밝힌 ‘5가지의 문’(일자리 혁명, 복지, 경제민주화, 정치혁신, 남북경제연합)으로 세분화된다. 민주캠프는 당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캠프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