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역기능] 아폴로11호 음모론 등 해외서도 끊이지 않는 ‘도시전설’ 난무… 역추적 사이트 생기기도

입력 2012-09-21 18:34

괴담이 나돈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특수한 현상도 아니다. 외국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괴담에 대한 진지하고 방대한 검증 논쟁이 이어져왔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드거 모린은 1969년 오랜 시간동안 구전(口傳)되면서 그럴싸하게 각색돼 많은 사람들이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 이야기를 가리켜 ‘도시전설(Urban Legend)’이라고 처음 명명했다. 사실 여부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민담이나 전설과 달리 비교적 현대에 생겨났다는 의미를 더한 것이다. 도시전설이라는 용어는 미국 유타대의 민속학자 헤럴드 브룬밴드가 81년 저서 ‘사라진 히치하이커: 미국의 도시전설과 그 의미’에서 거론하면서 대중화됐다.

전 세계 다양한 도시전설의 사실 여부를 추적하는 인터넷 사이트 ‘스노프스(snopes.com)’에는 지금도 수많은 도시전설이 끊임없이 기록되고 있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는 음모론(Moon Truth·거짓 판명)은 물론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켜고 잠을 자면 죽는다는 우리나라의 ‘선풍기 괴담(Fan Death·거짓 판명)’ 등이 등재돼 있다.

도시전설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지던 소문이 휴대전화를 타고 더 빠르고 더 넓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이라는 물리적 기술의 발달로 괴담 유포가 용이해진 점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을 쥔 개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부풀리거나 왜곡해 알리면서 일종의 우월감이나 쾌감을 얻는다는 데 있다”며 “사람들은 또 가장 먼저 접하는 소식이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소식을 사실로 믿는 경향이 강한데 SNS가 이런 특성을 완벽히 갖추고 있어 괴담이 더욱 판을 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이어 “SNS 괴담은 자칫 사회불안이나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정확한 정보를 보다 빨리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