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성도 교회내 차별 논란] 전성원 중앙성결교회 명예장로 “남·여 가르지 말고 최선 다해야”

입력 2012-09-21 18:13


“하나님께서 불쌍히 보시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써주신다는 게 감사했습니다. 더군다나 성결교 모태교회인 중앙성결교회 창립 100주년 되는 해에 첫 여성장로가 돼 하나님의 뜻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크리스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제언을 듣기 위해 지난 18일 만난 중앙성결교회 전성원(75) 명예장로는 자신의 장로 임직 당시를 먼저 회고하며 말을 꺼냈다.

그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하던 2007년 시무장로가 됐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2004년 총회에서 여성 목사와 장로 안수를 통과시킨 후 첫 여성장로라는 의미가 있다.

오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여성 크리스천 리더로서 교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그였지만 막상 장로가 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이번 주 열린 주요 교단의 총회에서도 일부 교단은 여전히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키로 하는 등 교회 내 여성 기독인들은 여전히 높은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한기총 일만 내려놔도 큰 짐을 벗은 것 같습니다”라는 전 장로는 한기총의 여성위원장 2년, 부회장 2년을 역임한 후 공동회장 1년의 임기를 지난 1월 마무리했다.

그는 평신도 여성 리더들이 교회 및 교단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저도 교회 여전도회, 성결교 지방회 대표, 임원회를 거쳐 지방회장을 마치고 다시 전국여전도회 회장으로 일하고 난 뒤에야 한기총으로 갔습니다.”

3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교계 중심부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이런 과정을 겪어야 여성 크리스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장로는 교회 내에서 바람직한 여성의 역할은 모든 크리스천의 기본인 섬기고 헌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크리스천이라는 것이다.

섬기는 교회 내에서 여성 리더로서의 어려운 점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한기채 담임 목사의 목회 철학이 여성에 대해 평등한 인식을 갖고 있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여성 목회자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최근 들어 여성 목사가 많이 배출되면서 10년 남짓 목회를 한 여성목사들이 조직 속에서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등 변화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장로는 자리보다는 하나님의 관점이나 목적에서 사역을 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신앙의 선배들에게 물려받은 교육과 믿음으로 사역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사 개인의 영력, 성령 충만, 하나님과의 관계이지 자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 장로는 한기총이 분립되는 사태를 지켜보며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아니라 인간이 앞선, 자기 자아가 앞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 목회자들은 평생을 바치기로 서원했으므로 가정이 어려울 때 어머니들이 기도한 것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 기도하는 주의 종들이 되기 바란다”며 “그래서 다시 한번 한국교회에 불을 붙여 일등 선교국가를 만드는 일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얼마 전 전 장로는 남편 정웅 장로를 중심으로 자녀들과 (사)기독교문화사업단을 만들었다. 이 사업단을 통해 기독교 문화 발굴, 복원 등의 사업을 벌이고 기도회도 가질 예정이다. 그는 “기독교문화사업단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단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로운 사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