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계동 주민 5500여명 피폭… 2011년 방사능 아스팔트 도로 노출

입력 2012-09-20 22:16

지난해 11월 서울 월계동에서 발생한 방사능 아스팔트 도로 노출 사고로 인해 방사선 안전 관리기준인 연간 1m㏜(밀리시버트) 이상 노출된 주민들이 8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방사능 노출 도로 인근 주민 1000여명에 대해 내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어린이·청소년 3000명을 포함해 지역주민 1만명에 대해선 50년간 장기 추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올해 6월 15일까지 해당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 대상 8875명 가운데 피폭자수가 5598명(63.1%)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의 평균 피폭기간은 4.96년, 평균 누적 피폭량은 0.393m㏜였다. 이 중 연간 피폭량이 1m㏜를 초과하는 주민은 모두 87명이었다. 또 총 누적피폭량이 5m㏜ 이상인 주민은 102명(1.8%)으로 조사됐다.

연구 책임을 맡은 하미나 단국대 의대 교수는 “피폭량이 1m㏜ 정도라는 건 1만∼10만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암이 발생할 정도로 낮은 수준의 위험으로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노출된 이상 암 발생 확률은 있다”고 말했다. 방사선 노출로 인한 암 발생 위험은 수십년에 걸쳐 나타날 수 있어 이번 역학조사 결과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장기 추적 대상은 초기에는 2∼3년마다, 이후에는 10년 단위로 조사를 벌이고 지역주민에게 불안증상 및 스트레스등 정신심리관리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역학조사 결과 보고가 지난 6월 초에 이뤄졌음에도 발표가 3개월 이상 늦어진 점에 대해 서울시가 결과 공개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월계동 주민들이 동네 이미지에 미칠 영향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며 비공개를 원했다”고 해명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