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빈 방도 함께… 서울 ‘공유도시’ 선언
입력 2012-09-20 22:16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회혁신과 도시문제 해결 방안으로 ‘공유(共有)’를 들고 나왔다.
서울시는 20일 ‘공유도시(Share City) 서울’ 선언 계획을 발표하고 주차장·자동차·빈 방·책·의료장비·공구·사진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20개의 공유사업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는 품앗이, 두레 등 오래된 공유문화를 갖고 있지만 산업화·도시화로 공동체 의식이 실종됐다. 소통 단절로 야기된 많은 문제를 공유문화로 되살려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먼저 약 14만면의 거주자 우선주차구역 중 낮 시간에 비는 공간을 이웃과 공유하는 ‘스마트 주차장 공유시스템’을 내년 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공영과 민간 주차장 정보를 올릴 수 있는 모바일용 플랫폼을 개발해 운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주차 시간대를 입력하면 부근의 빈 주차공간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아파트 주민들 간 서로 책을 공유하는 ‘아파트 마을책꽂이 사업’도 추진한다. 단지 안 작은 도서관을 활용해 책꽂이를 분양하고, 소장한 도서를 보관해 모든 주민이 빌려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올해 2곳을 운영해 보고 보완해 2014년에 50곳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가구원 수가 줄면서 증가하는 빈 방들을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도시민박사업도 활성화한다. 추가투자 없이 서울의 관광호텔 객실 수 부족을 완화하고 집을 소유한 은퇴자에겐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이다. 어르신과 청년이 주거공간을 함께 쓰는 ‘한지붕 세대공감 프로젝트’는 노후생활 지원과 청년 주거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모델이다. 집을 소유한 어르신이 시세의 반값 이하로 방을 제공하고 청년은 입주해 살면서 청소와 취사, 장보기 등 생활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5가구를 시범 운영하고 내년에 30가구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자전거와 우산 등 생활용품을 수리하고 공구와 여행용가방 등 가끔 사용하는 물건은 대여해주는 ‘동네 공방’을 자치구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가 보유한 사진자료와 시민이 소장한 서울 관련사진을 한곳에 모아 누구나 이용 가능토록 하는 ‘서울 사진은행’도 추진된다. 시립병원이 보유한 고가 의료장비를 민간 병원과 공유하는 ‘서울형 개방병원’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행정적·제도적 지원을 위해 ‘공유촉진 조례’를 최근 입법예고했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공유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얻을 수 있는 온라인사이트 ‘공유도시 허브’를 구축할 방침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