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 선생님 개인지도 고마워요”… 대학 새내기 신경아양, 서울시 재능기부 프로그램 혜택 받아

입력 2012-09-20 19:34


“피아노 음이랑 다르잖아. 더 맞춰!” “소리가 작아! 힘을 어느 방향으로 주고 있어?”

20일 오후 4시 서울 충정로 한국예술원 건물의 연습실. ‘호랑이 선생님’ 박칼린(45) 음악 감독의 호통이 이어지자 신경아(19)양의 콧잔등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날 박 감독의 개인지도를 받은 신양은 대학 실용음악과 새내기다. 어린 시절부터 대중음악인 발라드 가수를 꿈꿔왔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과 부모님의 반대로 내색조차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신양은 부모님 몰래 실용음악과에 수시입학 지원서를 냈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부모님도 그제야 마음을 돌렸다.

그러나 이미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입학한 학생들 사이에서 피아노 악보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신양이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신양은 대출받은 학자금 이자를 갚기 위해 밤 11시까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처지였다. 신양은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재능 없는 내가 이 길을 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던 중 신양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위터에서 우연히 가수, 배우 등 각계 전문가가 재능기부를 펼친다는 소식을 접했다. 신양은 자신의 사연을 간절하게 적어 보냈다. 그리고 지난달 17일 열린 서울시 희망서울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박 감독은 66편의 사연 중 신양의 사연을 직접 뽑았고, 마침내 개인지도를 받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날 개인지도는 신양이 준비해 온 켈리 클락슨의 발라드곡 ‘비코즈 오브 유(Because of you)’를 부르고 박 감독이 발성과 호흡법 등 기본기를 지적해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고민과 진로에 대한 상담시간도 이어졌다. 박 감독은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는 신양에게 “모든 사람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며 “이 길이 아니면 죽을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죽을 만큼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신양은 “명성이 자자한 박칼린 선생님을 직접 뵙고 이렇게 개인지도까지 받았다는 게 믿기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시는 박 감독을 시작으로 오는 27일엔 배우 이광기씨의 ‘장애청소년 IT챌린지 행사’, 다음 달 16일엔 배우 남규리의 ‘아동복지시설 어린이를 위한 강연’ 등 다양한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