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3인 전쟁 시작] 민주 “정치 도의 아니다” 비판 속 연쇄탈당 긴장
입력 2012-09-20 21:51
민주통합당은 박선숙 전 의원의 탈당에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은 “적절한 처신이 아니다”라며 비판했지만, 비주류 의원들은 “충분히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전 의원의 뒤를 따라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로 가는 ‘탈당 도미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 전 의원 탈당 소식은 20일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 도중에 전해졌다. 한 의원은 “자유발언이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저기 웅성거리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박 전 의원은 17∼18년을 민주당과 함께 해오며 청와대와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당의 배려도 그만큼 많이 받았다”면서 “민주당 후보에게 도덕적 결함 등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당을 떠나는 건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며 불쾌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전 의원은 민주당 선거전략 등을 꿰고 있는 인물이다. 앞으로 안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놓치기 전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박 전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그간 안 후보를 돕고 싶었으나 눈치만 보던 시민사회계 출신 인사들이나, 계파 싸움에서 밀린 비주류가 ‘안철수 캠프행’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친노(親盧·친노무현)계가 당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역할도 주지 않으니 안 캠프 쪽으로 합류한 것 아니겠느냐”며 “당에 대한 아쉬움이나 불만을 느꼈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박 전 의원이 민주당과 안 후보의 단일화에서 가교 역할을 하리라고 믿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문 후보가 약속한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계파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박선숙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마음은 있어도 당을 떠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힐 경우 의원들의 동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당 안팎에서 퍼지고 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