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익, 장향숙에 공천헌금 7000만원 준 정황 포착

입력 2012-09-21 00:32

검찰이 20일 민주통합당 장향숙 전 의원과 새누리당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하고 각 의원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공안부(부장검사 이태승)는 최동익 의원이 지난 4·11 총선을 앞둔 3~4월 사이 장 전 의원에게 비례대표 공천 추천 청탁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7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최 의원의 서울 상도동 자택과 최 의원이 대표를 맡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복지관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또 장 전 의원의 부산 장전동 집도 압수수색했다.

장 전 의원은 시각장애인 권모씨로부터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함께 3300만원을 받은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시각장애인인 최 의원은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 2번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최 의원은 “검찰의 무리한 끼워 맞추기식 수사”라며 “공천과 관련해 어떤 금품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홍 전 의원이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 상임대표 신모(52·여)씨를 통해 사업가 진모(57)씨의 돈 5000만원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고 신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새조위는 20년 전 홍 전 의원이 설립했으며, 현재 홍 전 의원과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다.

검찰은 이날 5000만원 전달 장소로 지목된 서울 인의동 새조위 사무실을 비롯해 옥수동 홍 전 의원 자택, 진씨가 운영하는 경남 합천의 H사 등 4∼5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발 사흘 만의 신속 행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8∼19일 제보자 고모(52·진씨 운전기사)씨 조사를 1차 마무리한 뒤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관들은 I빌딩 12층의 새조위 사무실을 수색해 선거 관련 문서와 회계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고씨는 검찰에서 “지난 3월 24일 오전 I빌딩 1층 홍 전 의원 선거사무실에 도착해 진씨가 먼저 들어갔으며, 진씨가 잠시 후 전화해서 ‘차 안에 있는 종이 가방을 12층 사무실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고씨는 12층 사무실로 들어가 신씨에게 가방을 건넸고, “고맙습니다”란 인사를 듣고 나왔다고 한다. 이 가방 속의 중국산 담배 상자에 현금 5000만원이 담겨 있었다는 게 고씨 주장이다. 고씨는 “진 회장이 홍 전 의원을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홍 전 의원 측 인사인 이모씨에게 돈이 든 담배 상자를 보여주며 ‘5000만원이다’라고 한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새조위 상근직으로 오랫동안 홍 전 의원을 도왔고, 2009년 3월 홍 전 대표로부터 새조위 대표직을 이어받은 최측근이다.

전웅빈 정현수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