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18대 대선 90일 열전 돌입… 추석 민심이 ‘지형’ 가른다
입력 2012-09-21 00:29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대권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문 후보의 압도적 경선 승리와 안 후보의 출마선언 ‘컨벤션 효과’로 야권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박 후보는 역사인식 논란과 잇단 측근비리 의혹에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 3자대결에서 여전히 1위지만 양자대결에선 문·안 후보 모두에게 추월당했다.
지지율이 요동치며 후보 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안 후보는 출마선언 후 첫 공식 일정으로 20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문 후보가 김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한 것과 대비되는 통합 행보다. 문 후보는 의원총회에서 “조기 단일화를 촉구할 필요도, 협상을 통한 단일화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야권 단일화에 유보적 태도를 보인 안 후보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박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늦었지만 출마를 결심한 만큼 어떤 정책을 꾸려나갈지 국민들에게 알리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공약과 비전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초반 3자 구도에서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추석 민심이다. 전국의 민심이 모이고 흩어지는 추석연휴 이후 지지율에 따라 향후 단일화 방식과 3자 구도 지속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최대 관심은 연휴 직후 누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하느냐다. 다자 구도에서 야권 후보가 1위로 올라서거나 박 후보가 1위를 고수하더라도 2위와의 차이가 좁혀지면 단일화 필요성은 그만큼 줄어든다. 야권 후보 간 지지율 격차도 중요하다. 두 자릿수 이상 현격한 차이를 보일 경우 한쪽으로 힘이 쏠리면서 단일화 논의가 빨라질 수 있다. 반면 문·안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하면 단일화 논의는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부산·경남(PK) 민심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선거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의 오랜 텃밭이었지만 야권 후보들의 고향이 모두 부산이어서 야권 표도 만만치 않다. 만일 이 지역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 또는 안 후보가 1위로 올라서거나 두 후보 지지율 합이 50%를 넘을 경우 박 후보는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박 후보가 최근 잇단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반전 카드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새누리당은 추석 전에 하우스푸어 지원책 등 중요한 민생 공약과 측근비리 근절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박 후보의 역사관을 쟁점화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한 민생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세 후보 간 샅바싸움 결과가 추석 이후 여론조사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그 결과가 추석 이후 대선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