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사를 제거하라’ 탈레반 전략 변화
입력 2012-09-20 21:36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
탈레반은 지금까지 주로 아프가니스탄 남부를 중심으로 거점 지역을 확장하는 전략을 써왔다. 거점을 확보해 정부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을 점차 넓혀가면서 세력을 확장하는 수법이다. 하지만 이제는 핵심 타깃을 집중 공격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핵심 타깃이란 주로 아프간 정부나 연합군 내 주요 인사들이다.
아프간 정부군에 탈레반을 침투시켜 정부 인사 또는 나토 연합군 주요 인사를 살해하는 등 내부자 공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바로 탈레반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14년까지 미군의 완전 철수 계획과도 연관이 있다. 미군 철수 후에 아프간 정부가 제대로 치안을 확보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탈레반이 전략을 바꿔 정부나 연합군 내부를 흔드는 것은 바로 미군 철수 이후를 노리는 것이다.
초당적 싱크탱크인 미국안보프로젝트(ASP)의 조슈아 파우스트 연구원은 “미국이 전술적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면, 탈레반은 ‘정치전(political war)’을 하고 있다”면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로의 이양 과정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군이 철수 이후 상황을 고려해 아프간 정부군 병력 증강을 요구하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정부군 증강에 따라 탈레반의 정부 내 침투가 더 수월해지고 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